모든 사이버 범죄에 빗장 걸겠다!

중앙일보

입력

99년 모든 사이버 범죄에 빗장을 걸겠다고 출범한 보안 전문업체 지텍인터내셔널. 이 회사의 백기동 사장은 보안영업 전문가답게 벤처기업은 철저한 세일즈맨이 될 때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99년 7월, 보안 전문업체의 전문 기술 및 마케팅 핵심 팀원으로 활약하던 백기동, 윤길종, 노정호씨 등 30대 젊은이 3명은 ‘사이버 범죄의 파수꾼’이 되기로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한다. 날로 발달돼 가는 정보통신 기술을 악용해 개인 및 기업의 정보유출과 침해 등 각종 사이버 범죄 행위에 빗장을 지르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들 3인방은 컴퓨터의 가장 핵심에 위치하지만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는 보안 분야에서 제대로 된 보안 솔루션을 만들어 보기로 한 것이다.

창업 1년여만에 대용량 서버뿐만 아니라 PC까지 사용 가능한 PC 보안제품인 ‘빗장’과 PC용 방화벽인 ‘컴퓨월’로 보안업계의 ‘짱’으로 부상한 지텍인내셔널(대표 백기동·http://www.sitecint.co.kr)은 이렇게 해서 탄생하게 됐다.

백기동 사장(32)은 지텍의 기술력은 어느 업체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지텍은 백사장을 비롯한 3인방에 두 명의 기술 개발진을 포함한 5명으로 출발했다. 그러나백사장은 창업에 주도적으로 관여했지만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가하지는 못했다. 당시 몸담고 있던 업체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았던 백사장은 당분간 사이드에서 돕기로 하고 윤길종씨를 대표로, 노정호씨를 마케팅 담당으로 하는 미니 벤처로 출발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카드팀에서 전자화폐 및 보안 분야의 연구개발을 맡았던 당시 윤길종 사장을 비롯한 개발진은 보안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 지 4개월만에 지텍의 첫 제품인 PC 보안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해킹으로부터 PC의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보호하고 각종 사이버 범죄 사고로부터 소중한 정보를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의미에서 대문을 잠글 때 사용하는 쇠장대에서 착안해 제품명을 ‘빗장(BitZZang)’이라고 정했다.

이 제품은 당시 악명 높은 ‘트로이 목마’ 해킹을 방지함은 물론, 폴더 암호화를 이용한 중요한 파일보호 기능까지도 갖춰 이름에 걸맞은 기능을 구비했다.

기술인력 5명으로 출발한 기술 벤처

이 제품은 주택은행의 통합 콜센터 텔러용 PC 보안 SW로 채택되면서 금융권 최초로 매체를 이용한 보안 SW 납품이라는 성과를 안겨줬다. 지난 해 4월에는 증권전산 공인 인증기관인 사인코리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이어 대우증권 사내 보안시스템 공급권까지 체결하면서 지텍은 금융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7월, 중기청으로부터 벤처기업으로 지정받은 데 이어 어울림정보, 펜타시큐리티 등 14개 업체가 참여하는 공동 영업망 구축 컨소시엄인 세인트에 클라이언트 보안 부문 담당으로 참여하면서 이 부문의 최고업체로 자리매김한다.

9월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PC 방화벽인 ‘컴퓨월’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이 제품은 기존 PC 보안 프로그램의 기능에 네트워크를 통한 해킹 및 불법 침입을 막고 네트워크 방화벽 기능인 패킷 필터링 기능을 PC에서 구현한 것. 때문에 네트워크가 구성되어 있는 기업, 연구소, 관공서 등이 클라이언트 PC에 대한 보호와 개개인의 가정에 구축되어 있는 초고속 통신 환경을 비롯 PC방, 사이버 증권방 등 모든 클라이언트 PC에 대한 보호가 가능해졌다.

마침내 지난 해 10월, 지텍에 또 한 번의 도약의 계기가 주어진다. 창업자의 한 사람이면서도 실질적인 경영에 참가하지 못했던 백사장이 합류하면서 그가 대표를 맡고 윤사장은 CTO를 맡아 기술개발에 전념하는 역할 분담을 한 것.

정보통신 공학을 전공한 백사장은 대학 졸업 후 7∼8년 동안 줄곧 보안분야에서 일하면서 개발보다는 영업분야를 담당했다. 도원결의 1년여만에 창업 주역 3인방이 한자리에 앉게 된 지텍은 해외 영업망 구축 등 마케팅력 강화에 본격 나섰다. 제품의 우수성에 백사장이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것이다.

성과는 곧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12월, 일본 포털업체인 스페이스 지오에 PC 방화벽인 컴퓨월을 3년간 30만 카피를 공급하는 1백억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진출의 첫 물꼬가 트인 것이다. 여기에 조흥은행과 인터넷 보안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달부터 컴퓨월 10만 장을 조흥은행 인터넷 뱅킹 고객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해 48억원이었던 매출을 올해는 1백28억원으로 늘려 잡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인지도 확장은 물론, 신뢰성도 크게 높아졌다는 백사장은 지텍은 “기술력 없이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닷컴기업과 다른 기술벤처”라고 강조한다.

백사장의 경영 원칙은 영업 전문가답게 철저한 세일즈맨이 되는 것이다. 해서 벤처기업은 “철저한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벤처는 백화점이 아닌 전문 숍인 만큼 철저히 전문화 위주로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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