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유치활동에 제동 예고

중앙일보

입력

2008년 하계 올림픽 유치경쟁에 파리와 토론토, 오사카(大阪), 이스탄불 등이 가세하면서 베이징(北京)의 단독질주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2000년 올림픽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표결 당시 시드니에 불과 2표차로 고배를 마신 베이징은 당시의 지지층을 기반으로 일단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음에도 불구, 유치를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파리, 토론토 등 2개 도시가 올 7월 모스크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표결에서 베이징을 위협할 후보도시로 급부상하면서 올림픽 유치전이 3파전의 혼전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오히려 우세한 형국이다.

오사카, 이스탄불 등 IOC에 유치신청서를 낸 나머지 2개 도시도 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일단 최종 선정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OC 실무진도 한때 가장 유력한 후보도시로 지목됐던 베이징이 지지기반을 점차 잃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표결권을 가진 IOC집행위원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진급 IOC집행위원은 “베이징이 아직 선두주자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최근 지지를 상실하면서 파리, 토론토 등 경쟁도시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면서 약 10년전 시드니-베이징의 유치전에서 보여준 지지도가 당시와 똑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딕 파운드 IOC부위원장은 IOC집행위원들도 파리 등 다른 4개 도시보다 중국에 관한 정보를 많이 얻고 있고, 서방언론에서도 크게 취급되고 있지만 이런 현상이 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과거 중국의 인권침해 전력이 다시 불거지면서 올림픽 유치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베이징이 지난 1989년 천안문 유혈진압의 현장인 천안문(天安門) 광장에서 비치 발리볼 경기를 개최할 방침을 정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IOC평가위원회는 후보도시의 유치여건을 파악하기 위해 내달중 5개 도시를 방문, 현장 실사를 벌인 뒤 5월중 보고서를 각국 IOC위원들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권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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