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칸세코, 이제 마지막이다

중앙일보

입력

17일(한국시간) '추억의 슬러거' 호세 칸세코(36)가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1년 계약에 연봉은 메이저리그 최저한도인 20만달러. 하지만 성과급에는 무려 480만달러가 걸려 있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용으로 뉴욕 양키스에 불려갔다가 정작 월드시리즈에는 한 타석에도 출장하지 못한채, 자신으로 인해 일어난 집안싸움을 지켜봐야만 했던 칸세코로서는 재기의 마지막 기회를 얻은 셈.

계약 내용에서 알 수 있듯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칸세코는 이로써 지난 5년동안 6개 팀의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1988년 시즌 40번째 도루를 성공하며 최초로 한 시즌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후, 2루 베이스를 뜯어 환호하던 그의 모습에서 '떠돌이 인생(journeyman)'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통산 446홈런으로 역대 23위에 올라 있는 칸세코는 재능대로라면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의 554개를 능가해야 했지만, 그에겐 '성실'이라는 한 가지가 부족했다.

토론토 시절이었던 1998년 칸세코는 7년만에 40홈런을 넘어서며(46개) 부활을 선언했다. 템파베이로 적을 옮긴 이듬해에도 홈런선두를 달리며 외국타자 최초로 4백홈런을 돌파하는 등 거칠 것이 없었던 칸세코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당한 척추부상에 좌절해야만 했다.

수술을 받고 돌아온 칸세코가 지난 시즌에 기록한 홈런은 15개. 4개 팀에서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타자인 그가 자신의 기록을 '5'로 늘릴 수 있을 지는 결국 허리에 달려있다.

한편 칸세코의 합세로 트로이 글러스, 모 본, 가렛 앤더슨, 팀 새먼으로 이어지는 애너하임의 파워라인은 한층 더 공포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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