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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예탁금 증가세 주춤

중앙일보

입력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돈을 맡기는 개인투자자들이 별로 늘지 않고 있다.

주식값이 단기간에 너무 오르자 주식을 뒤쫓아 사기가 겁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왕성하게 주식을 사들이며 증시에 자금을 공급했던 외국인들이 17일 순매수 규모를 3백28억원으로 줄여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겨둔 고객예탁금은 지난 15일 1천6백93억원 줄어들었지만, 16일에는 3천8백33억원 다시 늘어 총 8조8천9백4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의 주식매수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결제된 주식이 거래됐던 지난 12일 외국인과 기관의 주식 순매수액은 2천6백68억원과 8백16억원으로 모두 3천4백84억원이나 됐다. 이들 결제자금이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16일 개인투자자들의 순수 예탁금 증가액은 3백49억원에 그친 셈이다.

지난 15일의 경우 예탁금은 1천6백93억원이나 줄었지만 이틀 전 외국인과 기관이 2천3백14억원이나 순매도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개인 예탁금 증가액은 6백21억원으로 16일 보다 많았다.

올들어 고객예탁금은 2조4천41억원이나 늘었다. 하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수액이 2조원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개인 예탁금은 4천억원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는 "올들어 개인투자자들은 1조3천억원 이상 순매도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 보유주식을 처분하는 데 주력했을 뿐 제대로 주식을 사들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며 "주가가 단기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주식을 되사들이기보다 일단 예탁금을 빼가는 사람이 늘어날 것" 이라고 진단했다.

SK증권 장근준 연구위원은 "그동안 고객예탁금 증가추세는 주가 상승을 이끄는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면서 "외국인 순매수 감소나 개인 자금 이탈로 예탁금 증가세가 주춤하면 시장에 미칠 심리적 영향이 클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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