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각료 빈 집결…150만배럴 감산 확실

중앙일보

입력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17일(이하 현지시간)의 각료회담에서 산유량을 하루 150만배럴 가량 줄이기로 이미 합의한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회담 참석차 빈에 온 사우드 나세르 알-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다른 회원국 각료들과 비공식 접촉한 후 호텔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그것(감산 규모)을 이미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OPEC 주요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및 베네수엘라가 하루 150만배럴(5%) 가량 줄이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쿠웨이트도 이에 동조했다고 전했다.

하루 2천670만배럴을 생산하는 OPEC는 세계 석유 공급의 5분의 2를 담당하고 있다.

알리 로드리게스 OPEC 사무총장도 16일 빈에서 회원국 각료들과 접촉한 후 "(감산 규모에) 합의했다"면서 "내일 수치가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사우디 주도로 이뤄진 150만배럴 감산 움직임에 반발해온 강경 회원국 이란이 입장을 후퇴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사우디에 이은 OPEC 2대 석유생산국이다.

사우디와 카타르는 이라크가 유엔의 대금결제 간섭에 반발해 석유수출량을 170만배럴이나 줄여 하루 60만배럴로 크게 낮췄음을 상기시키면서 시장 수급안정을 위해 OPEC가 급격하게 산유량을 줄여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OPEC는 통상적으로 산유정책을 전원합의제로 운영해왔다.

OPEC는 아시아 경제위기가 시작된지 얼마 안된 지난 97년 12월 산유량을 늘렸다가 유가가 1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초래된 후 이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결의에 차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OPEC가 이번에 150만배럴 가량을 감산할 것으로 시장이 이미 예측해왔다면서 이것이 이미 유가에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큰 규모로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에만 가격에 굴곡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유가는 16일 뉴욕과 런던시장에서 3월 인도분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중질유가 전날보다 4센트 떨어진 28.72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는 25.94달러로 12센트 떨어져 거래되는 약보합세를 보였다. (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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