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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 장학제도 도입으로 효과적인 인성교육 인재 양성의 밑거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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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학교 천안공과대학이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일반 단과대학과는 달리 독립 운영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캠퍼스로 평가 받고 있는 천안공대는 단순히 실력만 갖춘 인재가 아닌 인성이 바로 선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천안공대를 공주대의 중심 대학으로 이끌고 있는 박상준 학장을 만나 천안공대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박상준 학장은 “인성이 바로 서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져도 사회에서 결코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효 장학제도라는 이색적인 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천안공대를 거점 대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취업률·교육환경 개선·산학협력 강화’ 3가지를 특성화하고 있다. 그러나 인성이 바로 서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이다. 흔히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효’ 장학제도라는 이색적인 제도를 운영하게 됐다. 효 장학제도는 인성을 바탕으로 한 실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입시 지옥을 겪은 많은 청소년들이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 때문에 가족간의 대화는 단절됐다.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니 부모에게 받는 용돈이 당연시되고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도 그만큼 시들해 진다. 결국 곱게 키운 자녀가 부모를 버리거나 학대하는 패륜 범죄가 발생하기도 한다. 다소 극단적인 표현일 수 있지만 이러한 범죄가 우리의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대학교육과정에는 대학과 학부모가 함께 노력하는 인성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천안공대는 지난해 T/F팀을 구성하고 효과적인 인성교육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효 장학제도’라는 특별한 장학제도가 탄생하게 됐다. 효 장학제도는 부모가 자식에게 직접 용돈을 주는 방식을 탈피해 부모가 용돈 상당의 금액을 대학에 발전기금 형태로 기부하고 효행실천의 정도를 부모가 평가해 제출하면 자녀에게 장학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물론 대학에서는 별도로 효 장려장학금을 추가로 지원해 효행실천을 장려하고 있다.”

- 효행실천으로 어떤 성과가 있나.

“처음에는 효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효 장학제도를 시행한 후 실시한 수기 공모전을 통해 시행 초기단계의 우려가 말끔히 해결됐다. 실제 대학생들의 수기를 보면 처음에는 장학금을 받기 위해 할 말도 없으면서 부모에게 의도적으로 전화를 하기도 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할 말도 많아지고 부모에 대한 사랑과 공경의 마음이 깊어짐을 느꼈다는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일부 학부모들 중에는 가족애가 고취되고 화목한 분위기로 전환됐다며 대학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나쁜 습관은 사라지고 점차적으로 좋은 습관이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인성이 바로 선 인재 양성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색 캠페인 ‘나무사랑·대학사랑’도 있다.

“‘나무사랑·대학사랑’ 캠페인 역시 효 장학제도와 연계된 캠페인이라 할 수 있다. 효 장려장학금을 위한 예산은 마련돼 있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부금이 절실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황폐한 산에 나무를 심 듯 메마른 젊은이들의 가슴에 사랑의 나무를 심는다는 의미에서 ‘나무사랑·대학사랑’ 캠페인을 전개하게 됐다. 방식은 대학 내 심어져 있는 나무에 대학발전 기금을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을 명패로 만들어 달아주는 형식이다. 기부자의 이름을 나무 마다 걸어놓음으로써 학생들이 기부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늘 간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올해 행사에는 140여 명의 기부자들이 참여했고 각 기부자의 명패를 나무에 달아놓았다. 학생 500여 명도 함께 참여해 기부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취업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취업률이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취업전담 교수를 임명해 학생들과 교수가 함께 노력한 결과다. 천안공대의 취업률이 올라가면서 전 학과에서 취업전담 교수를 임명하는 등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끝장 취업’이라고 불리는 미취업자 멘토링 제도는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학에서는 단순히 취업률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위해 추진하는 과정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말 그래도 끝장 취업은 학생이 원하는 직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끝까지 밀어주는 획기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여전히 천안공대에 대한 이미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사실이다. 공격적인 대학 홍보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은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독립 형태의 캠퍼스라고는 하지만 공주대학교 내 하나의 단과대학이라는 점은 어쩔 수 없는 현실 아닌가. 그러나 변화의 필요성과 홍보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가 절실하다고 하루 아침에 바뀔 수는 없는 것이다. 앞으로 대학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개선 방안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끝으로 천안공대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인성’ 교육이다. 대학은 교육과정 외에도 학생들이 올바른 사회인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학생들도 효 장학제도와 스승 존경 행사 등 인성을 바로 세우기 위한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

글·사진=최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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