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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르랠리] 열흘만의 휴식 경주차들 정비

중앙일보

입력

스쳐 지나도 나풀거리며 날릴 정도로 입자가 곱고 가벼운 사하라 사막의 '밀가루 모래' 는 엄청난 일교차 때문에 생긴 것이다.

한낮에는 30~40도를 웃돌고 밤에는 영하까지 떨어지면서 육중한 바위가 돌덩어리가 되고, 다시 돌가루로 부서지고 먼지 수준의 모래로 변해간다. 그 미세한 가루는 조그만 틈이 있어도 랠리 차량을 뚫고 들어가 구석구석 쌓였다.

탈락하지 않고 살아남은 출전 차량 2백21대는 12일(한국시간) 휴식일을 이용해 열흘 동안 쌓인 모래를 털어내고 고장난 부품도 갈아끼우며 랠리 후반을 대비했다. 아직 전체 경쟁구간 6천1백80㎞ 중 절반이 넘는 3천3백64㎞가 남아 있다.

기아팀 스포티지 1, 2호는 10일째 경주에서 네군데 체크 포인트 가운데 2, 3번째 체크 포인트를 거치지 않아 24시간씩 시간 페널티를 받았다.

스킬턴과 르 덕은 모두 듄(모래언덕) 구간에서 당했다. 스킬턴은 듄 정상에서 10여m 아래로 미끄러지며 모래 바닥에 처박혀 앞범퍼와 양쪽 헤드라이트가 부서졌고, 르 덕은 모래 구덩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지원 트럭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이들은 오후 늦게 다시 출발할 수 있었지만 체크 포인트를 모두 거쳤다가는 12일 아침까지 아타르에 도착하지 못해 탈락할 수도 있어 시간 페널티를 받기로 하고 우회로를 택했다.

1호차 스킬턴은 합계 65시간27분15초로 58위, 르 덕은 69시간42분37초로 62위로 처졌다. 스킬턴은 10위 브루노 사비(33시간38분21초)에 22시간 가까이 뒤져 있어 목표인 10위권 진입도 쉽지 않게 됐다.

그러나 스킬턴은 10위권 진입 확률을 반반으로 전망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코스가 절반 이상 남아 있으므로 어떤 차량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관건" 이라는 것이다.

기아팀은 하루 하루 완주를 1차 목표로 정했다. 무리하지 않는 레이스로 선두 차량들과 시간차를 차근차근 줄여간다는 작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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