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다르지만 뜻은 통했다 … 폐교로 만든 ‘새싹꿈터’1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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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KT 등 18개 회사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의 한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새싹꿈터’ 내부 모습. 아이들이 바다를 주제로 한 숙소에서 뛰어놀고 있다. [사진 KT]

KT·일성건설·고려대·세브란스병원·정철영어TV·한국건강관리협회…. 성격이 판이한 기업·단체 18곳이 손을 맞잡았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자는 공감대 위에서다. 이들은 ‘드림투게더’라는 저소득층 아동 지원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1년여 동안 협력 사업을 모색해 왔다. 17일 그 결실이 맺어졌다. 이날 경기도 양평군 금왕리의 한 폐교에서는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드림투게더가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체험 캠프 ‘새싹꿈터’ 완공식이었다.

 꿈터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놀이·발표 활동의 공간이다. 숙소와 강당으로 개조한 본관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방마다 우주·바다·북극·숲속의 컨셉트로 꾸몄다. 바다 컨셉트의 방은 실내를 대형 범선의 내부처럼 꾸몄다. 천체의 모습을 벽면에 담은 우주 컨셉트의 방은 우주선에서 잠을 자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운동장에는 잔디를 깔았고 산책로와 체험공방도 새로 만들었다.

 드림투게더는 앞으로 이곳에 어린이들이 2박3일씩 와서 각종 체험활동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입소 대상은 전국 4000여 지역아동센터(옛 공부방)의 어린이들이다. 드림투게더 구성 단체의 소속원들이 직접 나서 입소한 어린이들을 지도한다. 예컨대 KT는 게임 중독 예방 교육을 하는 식이다. 매일유업은 공장 견학과 우유 만들기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정철영어TV는 영어 교육용 콘텐트를 내놨고, 아동 전문 출판사 비룡소는 꿈터에 도서 1000권을 비치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세브란스병원·함소아한의원은 어린이 건강검진을 해준다.

 드림투게더 후원사 대표인 이석채(67) KT 회장은 “새싹꿈터는 저소득층 아동들이 자신의 꿈을 만들고 키우는 공간”이라며 “드림투게더 참여자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동참해 우리 사회의 각종 ‘기회 격차’를 해소하는 단초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새싹꿈터에서 강연을 하기로 자원봉사 신청을 했다. 이날 완공식에는 보건복지부·양평교육지원청 관계자와 자원봉사자·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드림투게더에 동참하려는 기업이나 개인, 자원봉사 희망자는 드림투게더 홈페이지(idreamtogether.org)와 페이스북(facebook.com/idreamtogether)을 이용하면 된다. 기부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모금한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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