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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 43대 손, 서울서 소방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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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지배했던 용맹한 칭기즈칸의 후손이 서울소방학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인공은 칭기즈칸의 43대 손인 테무진 돌고수렌(29·사진). 몽골 울란바토르시의 구조대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동료 3명과 함께 구호 기술을 배우기 위해 지난 14일 한국에 왔다.

 첫날 그는 영등포수난구조대에서 구조 체험을 했다. 구조정을 이용해 한강에 빠진 사람을 구해내는 훈련이다. 15∼16일에는 서울소방학교에서 화재진압, 고층레펠훈련, 농연훈련(연기 속에서 사람을 구한 뒤 빠져나가는 훈련) 등을 받을 예정이다. 돌고수렌은 “소방장비나 구호 기법에서 한국의 발달 정도가 놀랍다”며 “한국소방이 구조나 구급 분야에서 많이 발달했다면 몽골 소방은 주로 자연재해나 가축 보호와 관련된 업무가 발달돼 있다”고 소개했다.

 돌고수렌은 “한국은 민족적인 동질성이 강해서인지 서울 소방관들이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한다”며 “몽골에서는 한국을 솔롱고스(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르는데 왜 그렇게 부르는지 실감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상이 몽골의 시조인 테무진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몽골은 건조한 기후 때문에 소방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데 한국의 기술 전수나 장비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돌고수렌은 17일 은평소방소, 18일 강원 소방본부에서 현장 실습을 마친 뒤 고국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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