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EU역외국 선수축소 추진

중앙일보

입력

독일이 축구 등 각종 스포츠 하위리그에서 유럽연합(EU)밖의 외국선수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어서 스포츠 부문의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독일 내무부는 최근 자국선수들의 체육기량을 높이기 위해 축구 등 2부 리그 이하의 각종 스포츠 리그에서 역외선수들이 돈을 받고 활약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9일 발표했다.

이 조치는 아직까지 계약체결이 안된 역외국가 출신 선수들이 특별 예외조항과 거주권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중국인들이 집중되는 탁구.체조, 핸드볼, 축구 등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현행 독일 체육구조의 전면개편을 가져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는 축구 하위리그의 경우 국내 선수보다 훨씬 싼 값에 기량이 우수한 외국선수들로도 우승팀을 구성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선수의 절반 이상이 외국선수들로 채워지는 사례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외국인 선수 유입증가로 인해 내국인 선수가 확보할 수 있는 경기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고, 선수단 구성기회도 그만큼 줄어드는 등 젊은 체육인 육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번 규정은 독일이 모든 외국인들에 대해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는 고위정치인들의 공개 발언과 정면 배치되고 있어 앞으로도 독일 내부에서 조차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독일배구연맹 베르너 폰 몰트케 회장은 “외국인 선수규모를 축소하는 내용의 이번 규정이 우리의 다양한 문화구도에 부합할 지 의문”이라면서 그러나 내국인 선수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쿼터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매우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베를린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