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차,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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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의 철도차량 통합법인인 한국철도차량이 지난해의 극심한 경영난에서 벗어나 활발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철차의 생산설비와 인력은 아직도 과잉상태이며 이를 시급히 정리해야 진정한 경쟁력이 생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차는 최근 필리핀 교통체신부와 마닐라시 지하철 사업에 필요한 차량 공급계약을 체결, 전동차 72량, 495억원어치를 2003년까지 납품하게 됐다.

지난 97년 필리핀 경전철사업단(LRTA)으로부터 경전철 54량을 수주한 한국철차는 현재 LRTA와 제2차 경전철사업 물량 54량 및 옵션분 90량의 공급 협상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인도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뉴델리 지역 지하철 사업의 전동차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정부의 대외경제 협력기금으로 추진돼 한국철차의 수주가 확실시되는 이 사업은 전동차 240량, 2천550억원 규모로 이 회사가 지난해 수주한 전체 수주량(2천499억원)과 맞먹는 대규모 사업이다.

한국철차는 이밖에 말레이시아, 대만,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차량 공급과 광주, 서울, 대전 지역의 지하철 전동차 공급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 매출이 7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철차가 이같은 수주목표를 전부 달성한다 하더라도 1천500량에 이르는 의왕, 창원, 부산공장의 생산시설과 2천3백여명에 이르는 인력을 풀가동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철차는 과잉설비로 지적받아온 부산공장을 하루빨리 폐쇄시키고 대규모 인력감축을 해야 적정이윤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3사의 노조가 기득권을 주장하며 구조조정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생산설비와 인력의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울 줄이고 대신 연구개발에 집중, 기술력을 높여 유럽, 미국의 선진국 시장을 뚫어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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