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MH 복귀후 감원 한파

중앙일보

입력

정몽헌(MH)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현대건설에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달 20일 경영복귀 기자간담회를 가진 MH가 매일 오전 7시면 서울 계동사옥 12층 자신의 사무실에 출근, 현대건설의 조직슬림화 구조조정 작업과 자구이행, 현대아산의 경영난을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MH는 가능한 외출을 삼간채 현대건설과 현대아산 사업본부장급 이상 경영진들로부터 일일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도 불구하고 10월에 임원 64명을 줄인 것외에 인원감축이 거의 없었던 현대건설에 `해임폭풍'이 불어닥쳤다.

구랍 30일 이사대우급 이상 임원 37명에 대한 해임통보가 시작이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이들 임원을 포함, 임직원 2천명을 감축한다는 조직개편안이 공식발표됐다.

따라서 분사되는 엔지니어링 사업본부와 철구사업본부, 아웃소싱되는 사옥관리 및 구내식당 운영인력 1천700명을 제외한 3백여명은 대안없이 직장을 잃었다.

또 계동사옥의 여성 엘리베이터 운영요원, 상무급 임원 비서직 여직원에게도 감원의 손길이 뻗쳤다. 그럼에도 감원 공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달 미국 ADL사의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또 한번의 조직슬림화 및 인원감축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MH도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조직과 인력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의 한 직원은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어야 했던 것은 경영진 책임이 큰데도 왜 애꿎은 직원들만 희생해야 하느냐"며 "우선 경영진 문책인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번에 감원되는 주 대상이 차장과 부장급 간부사원"이라며 "회사 성장기인 70,80년에 입사해 가정도 팽개치고 일에 열중한 이들이 감원시대에 우선대상자가 되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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