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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 인생, 최민호·정지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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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정지현(아래)이 14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그레코로만형 60㎏ 결승에서 우승재(조폐공사)에게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정지현이 이겨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다. [정시종 기자]

런던행 예약한 유도 최민호

14일 경남 창원 문성대학 실내체육관. 2012 런던올림픽 유도대표 최종 선발전 66㎏급 최종 결승전에서 최민호(32)가 상대 조준호(23·이상 한국마사회)를 번쩍 들어올려 등 뒤로 넘겼다. 어깨들어메치기 한판. 최민호는 괴성을 내지르며 펄쩍펄쩍 뛰었다.

 ‘작은 거인’ 최민호가 극적으로 런던 올림픽 본선 티켓을 예약했다. 베이징올림픽 60㎏급 금메달리스트인 최민호는 지난해 66㎏급으로 올리면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랭킹 포인트가 낮았다. 그러나 최민호는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 은메달로 올림픽 출전 요건을 갖췄고, 이날 승리로 대표 선발 포인트 66점이 됐다. 조준호(70점)보다 낮지만 15일 열리는 강화위원회 평가(10점)와 코치 평가(10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민호는 1회전에서 엄현준(22·한국체대)을 맞아 지도 2개를 내주며 뜻밖의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슬로 스타터인 최민호는 패자부활전에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세 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통과해 패자결승에 올랐다. 1회전에서 패한 엄현준을 다시 만난 최민호는 1분8초 만에 밭다리 한판으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은 조준호가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패자부활전을 거친 최민호는 1차 결승전에서 조준호를 이겨도 최종 결승전을 치러야 했다. 최민호는 골든스코어로 진행된 연장전에서 발뒤축걸기로 유효를 따내 승부를 최종 결승전으로 넘겼고, 한판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최민호는 “운동을 하면서 이렇게 힘든 시기는 처음이었다. 모든 분들이 안 될 거라고 했고, 나조차도 안 될 줄 알았다”며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창원=장주영 기자

런던 출전 확정 레슬링 정지현

정지현(29·삼성생명)이 런던 올림픽에서 아내 뱃속에 있는 둘째 ‘올금이’를 위해 뛴다.

 정지현은 14일 태릉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파견 레슬링 국가대표 선발전 그레코로만형 60㎏급에서 우승재(조폐공사)를 라운드스코어 2-0(2-0, 1-0)으로 꺾고 런던행을 확정했다. 정지현은 1라운드 옆굴리기로 기선을 제압했다. 2라운드에서는 상대의 그라운드 공격을 잘 막아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3회 연속 출전이다.

정지현은 “최근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다. 태명은 ‘올금이’다. ‘올림픽 금메달’에서 앞글자만 따왔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처럼 은메달에 머무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지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첫째 딸이 아내 뱃속에 있었다. 태명을 아금(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줄임말, 본명 서현)이라고 지을 정도로 금메달을 원했다. 하지만 결승에서 오미드 노루지(이란)에게 져 금메달을 놓치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서현이에게는 지금까지 미안하다. 태어날 둘째 아이에게는 꼭 금메달을 주고 싶다”고 했다.

 정지현은 아테네 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며 스타가 됐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8강에서 져 메달도 건지지 못했다. 정지현은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을 감동시켜야 금메달을 딸 수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레코로만형 66㎏급 간판 김현우(24·삼성생명)도 류한수(상무)를 2-0(1-0, 2-0)으로 이기고 런던행을 확정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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