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신인 활약이 초반 주요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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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의 코트가 `영파워'에 흔들리고 있다.

신인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게 2001 배구슈퍼리그의 초반 풍속도.

팀 성적이 변덕스런 새내기들의 손끝에 영향을 받다보니 요즘 감독들은 선수기용을 놓고 이만저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다.

우선 신인 덕을 보는 팀이라면 LG화재와 명지대를 손꼽을 수 있다.

LG화재는 1m99의 거포 손석범의 기량이 한껏 물이 오르면서 목표를 결승 진출에서 슈퍼리그 첫 우승의 한을 푸는 것으로 상향 조정한 상태.

새해 첫날 대한항공 제압의 선봉에 섰던 손석범은 김성채와 함께 찰떡 호흡을 맞추며 타점높은 강타에다 백어택과 속공 등 다양한 공격패턴을 구사하며 블로킹에도 가세하는 등 4억원의 몸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중탁 감독이 이끄는 명지대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케이스.

세터 김영석, 왼손 라이트 양성만, 센터 하경민 등 `싼 값'에 영입한 신인 3명이 일으키는 돌풍이 거세기만 하다.

명지대는 4일 전통의 강호 경희대를 3-0으로 완파하고 1패 뒤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창단 후 첫 2차대회 진출을 가시권에 뒀다.

여자부에선 담배공사가 신진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팀.

사실상 올해 처음 슈퍼리그 무대를 밟은 2년차 최민주는 레프트 최광희 뒤에서 겁없는 강타로 `지원사격'을 하며 흥국생명과 LG정유를 연파하는 데 숨은 공신이 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한항공, 도로공사, 경희대는 신인을 너무 믿었다가 낭패를 본 팀들이다.

신인 스카우트에 10억원을 쓰고 당대 최고의 세터 이성희를 영입한 대한항공은 드래프트 1순위 윤관열과 이상용, 이영택, 박석윤 등 대학스타 출신 4인방이 약속이라도 한듯 슬럼프에 빠져 위기에 놓여 있다.

경희대는 명지대에 양성만을 선심쓰듯 주는 대신 고교랭킹 3위인 2m의 라이트 박종환과 레프트 전수민을 데려왔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도로공사 역시 1억4천만원에 드래프트 2순위로 영입한 센터 김소정의 코트 적응이 늦어 애를 먹고 있는 처지.

신춘삼 대한배구협회 홍보위원은 "1차대회가 신인들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대회가 중반에 들어가면 신인들의 적응도가 높아져 초반과 다른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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