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타이거 우즈, 황제 위상도 ‘흔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샷감이 흔들린 타이거 우즈(미국)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에서 황제의 위용을 되찾지 못했다. 우즈는 미국 PGA 투어 대회 중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40위에 그치며 자존심 회복에 실패했다.

타이거 우즈는 14일(한국시간)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1오버파 73타를 쳤다. 2라운드까지 2언더파를 기록하며 간신히 예선 탈락을 면했던 우즈는 이날도 첫 홀부터 1타를 잃으며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우즈는 이어진 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고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4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 보기를 범했다. 5번 홀(파4)에서는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면서 카트 길 옆 러프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샷이 흔들렸다. 결국 우즈는 6번 홀(파4)과 8번 홀(파3)에서 보기 2개를 더 범해 전반에만 4타를 잃었다.

우즈는 후반 들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경기 내내 왼쪽으로 휘던 그의 티샷이 12번 홀(파4)에서는 정확한 방향으로 뻗어나갔다. 그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점차 안정된 샷감을 찾은 우즈는 이어진 16번 홀(파5)과 악명 높은 17번 홀(파3)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경기를 마쳤다. 최종 합계 1언더파 공동 40위. 지난주 열린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예선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던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도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했다. 이로써 우즈는 마스터스 이후 3연속 40등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우즈는 “샷을 할 때 여전히 회전이 부족한 것 뿐이다. 몸에 회전을 더 줘야 한다. 오늘 샷은 별로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스 후 코치인 숀 폴리와 함께 스윙 교정을 한 우즈는 ‘스윙 교정 효과가 없다. 전 코치인 부치 하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평가가 잇따르자 “맘대로 생각하라고 해라”고 답하며 꿈쩍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타이거 우즈는 3라운드에서 케빈 나(한국명ㆍ나상욱)가 빚은 슬로 플레이 논란에 대해 “간단하다. 누군가 슬로 플레이로 경고를 받으면 벌타를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웰스파고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4시간 52분 동안 경기를 한 우즈는 “바람도 별로 없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슬로 플레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었다.

우즈는 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젊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선수들이 대학시절부터 경기에 늑장을 부리는 경향이 있다. 매우 나쁜 습관이고 그들에게 레이저를 사용해 경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대학 선수들은 여전히 대여섯 시간 경기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오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