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회를 맞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야야 투레(29·코트디부아르)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기념 샴페인을 거부했고, 프리미어리그는 이를 받아들여 관례 개정을 검토 중이다.
투레는 6일(한국시간) 뉴캐슬전에서 두 골을 넣어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투레의 활약 덕분에 승리를 챙긴 맨시티는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투레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프리미어리그 관례상 MOM에게는 경기 후 기념 샴페인이 수여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투레는 샴페인을 동료 수비수 졸리온 레스콧(30·영국)에게 줘 버렸다. “나는 무슬림(이슬람교도)이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무슬림들은 율법에 따라 해야 할 것(할랄)과 하지 말아야 할 것(하람)을 엄격하게 지킨다. 이는 음식에도 적용되는데, 술과 돼지고기는 하람에 해당한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1992년 출범 이후 관례처럼 해 오던 기념 샴페인 증정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샴페인과 기념패를 함께 줄 계획이다. 신념에 따라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선수들에게는 기념패만 수여한다.
구단들도 다문화사회에 발 맞춰 가고 있다. 맨시티는 무슬림들을 위해 따로 기도실을 만들었다. 맨시티에는 야야 투레의 형인 콜로 투레(31)를 비롯해 사미르 나스리(25·프랑스), 에딘 제코(26·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이 무슬림이다. 무슬림 선수가 많은 뉴캐슬도 기도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오명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