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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4대 중 1대 한국산 놀라워 … IT강국이 SW 소홀히 한 건 더 놀라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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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작은 기업이 큰 기업을 이길 수 있는 길은 소프트웨어(SW)에 있다.”

한국을 찾은 미국 CA테크놀로지스의 빌 매크래켄(69)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SW의 시대에 영원한 거대 기업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CA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관리 SW분야 1위 기업으로 45개국, 150여 지사에서 연매출 44억 달러(약 5조원)를 올리고 있다. 미국의 경영전문지 포춘이 뽑은 500대 기업의 99%가 CA의 IT관리 체계를 사용한다. 매크래켄은 IBM에서 36년간 근무한 뒤 2010년 CA의 CEO로 선임된 SW 전문가다. 그는 지난달 27일 삼성SDS·LGCNS와 업무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방한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작은 기업이 어떻게 큰 기업을 이길 수 있나.

 “DVD 택배 사업으로 연매출 5000억원을 올리던 회사가 맥없이 무너졌다. 넷플릭스라는 작은 회사가 온라인으로 DVD를 다운로드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다. 넷플릭스는 인터넷상 이곳 저곳의 서버(대형 컴퓨터)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쇄도하는 주문을 감당했다. SW의 힘으로 거인을 무너뜨린 것이다. SW는 이렇게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다.”

 -SW 개발은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다.

 “모든 SW를 직접 개발할 수는 없다. 연구개발(R&D)과 흡수합병(M&A)의 양 날개 전략을 펴야 한다. CA는 지난 2년6개월 동안 R&D에 15억 달러(1조8000억원)를 쓰는 한편 M&A에 20억 달러(2조5000억원)를 써서 18개 회사를 인수했다. M&A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미래를 이끌 SW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클라우드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선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어떤 기업이 클라우드 솔루션을 이용하면 기업의 모든 정보가 다른 나라의 서버에 저장된다. 각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 문제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다보스포럼 같은 각종 국제회의에서 사이버 안전 문제를 어떻게 보장할지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

 -한국의 IT산업을 어떻게 평가하나.

 “세계 스마트폰 네 대 중 한 대가 한국 제품이다. 놀라운 기술이다. 더 놀라운 건 이런 나라에서 IT의 핵심인 SW를 소홀히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의 IT 수출액 1570억 달러 가운데 SW의 비중은 1%가 안 됐다. 한국 IT 산업은 변곡점에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할 때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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