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증시 맥짚기] 어떤 테마가 유망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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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증시를 달군 테마 가운데 으뜸은 단연 변형된 형태의 기업 인수.합병(M&A)인 인수 후 개발(A&D)이었다.

리타워텍.바른손 등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부실주들이 A&D 바람을 타며 황금주로 돌변, 수십배씩 뛰어오르는 가운데 이유없이 상승하는 소형주들엔 어김없이 M&A 관련주라는 딱지가 붙여지기도 했다.

이런 경향은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4월부터 관련 제도가 바뀌어 M&A가 보다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기업을 공개매수하기 전 금감위 사전 신고가 없어지고 공개매수 공고 뒤 대기기간이 현재 7일에서 3일로, 반복 공개매수의 제한 기간은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또 주식형 사모펀드의 판매 및 M&A 전용 공모펀드 허용도 M&A 활성화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형 사모펀드의 경우 한 종목 투자한도가 1백%까지 확대돼 기업가치가 뛰어나고 주가 상승여력이 큰 종목의 M&A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 자사주 취득용과 일반용 사모펀드 모두 의결권이 부여됨에 따라 적대적 M&A 시도와 방어가 함께 활발해져 주가에 탄력을 줄 전망이다.

또 경영진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영을 중시할 수밖에 없고 평소에도 주가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증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M&A 전용 공모펀드 역시 적대적 M&A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어 증시에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이 펀드는 투신사들이 일반인에게 수익증권을 팔아 마련된 돈으로 M&A에만 투입하는 펀드로, M&A 공방이 벌어지는 기업은 물론 가능성이 있는 유사 기업의 동반 상승을 불러와 증시 전체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변준호 선임연구원은 "올해 각광받은 A&D 종목들의 경우 자본과 기술력 면에서의 취약점을 극복하는지 여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며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높고 현금성 자산이 많으며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들이 유력한 후보가 될 전망"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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