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네마 추천 금주의 개봉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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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엔 유난히 애니메이션이 많이 선보인다. 이미 개봉돼 안정적인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치킨 런'과 '포켓몬스터'에 이어 이번주에도 두 편의 애니메이션이 개봉될 예정.'재패니메이션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독특한 분위기의 유럽 애니메이션 '키리쿠와 마녀'가 바로 그것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만든 미야자키 하야오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으로, 그의 대표작 '미래소년 코난'이나 '이웃의 토토로','원령공주' 등은 국내에서 재패니메이션이란 용어와 동일하게 통할 정도다.

자신이 그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섬세하면서도 유려하게 펼쳐놓아 관객으로 하여금 보는 내내 화면속에서 역동적인 판타지를 경험하게 하는 수작이다.

거대 산업문명이 붕괴하고 1천년후의 지구. 대지는 독성이 있는 포자를 지닌 부해들로 대지는 뒤덮이고, 또다시 종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람계곡만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공간. 자연을 사랑하는 공주 나우시카의 헌신적인 희생과 활약으로 '바람계곡'을 전설의 재앙에서 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84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기도 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는 미야자키의 일관된 주제의식과 세계관, 즉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메시지와 그의 스타일이 골고루 잘 드러나 있다.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와 늘 함께 영화작업을 해 온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여 놓았다.

또 한편의 애니메이션 '키리쿠와 마녀'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프랑스 애니메이션이다. 1999년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고, 유럽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이기도 하다.

스스로 탯줄을 끊고 세상에 나온 '키리쿠'가 마녀에게서 마을을 구하고 마녀에게도 새 삶을 선사한다는 이야기는 아프리카의 전래동화를 참조한 것. '키리쿠'의 환상적인 모험을 통해 '관용과 용기'의 메시지와 루소의 그림을 연상시킬 정도로 강렬한 색채와 역동성을 함께 선사하는 독특한 느낌의 애니메이션이다.

'첨밀밀'의 진가신이 제작하고 여성감독인 임애화 감독이 만든 사랑에 관한 영화 '십이야'도 이번주 개봉된다. '십이야(十二夜)'는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을 시작하고 헤어질 때까지의 과정을 12개의 밤으로 나눠 담아낸 독특한 형식의 홍콩 멜로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푹 빠져들게 할만큼 사랑의 감정들을 매우 세밀하게 포착해낸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니콜라스 주연의 '패밀리 맨'은 '밀레니엄판 크리스마스 캐롤'같은 내용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별달리 새로울 것 없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과 나눔이라는 훈훈한 감동을 담은 크리스마스용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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