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간발의 차이로 지구 비켜가

중앙일보

입력

직경이 50야드(약45m)에 이르는 소행성이 지난 주말 지구를 48만 마일 차이로 비켜간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방송이 23일 보도했다. 48마일의 차이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 2배나 되지만 천문학적 기준으로는 간발의 차이에 불과하다.

BBC방송은 2000YA로 명명된 문제의 소행성이 만일 지구와 충돌했을 경우, 지표면에 반경 0.75마일(약1.2km)의 구덩이를 만들 정도의 위력을 가져 런던 만한 도시전체를 쑥밭으로 만들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 소행성은 22일 자정(현지시간)에 런던 상공에 갑자기 출현했다가 시야에서 사라졌으며 현재는 고성능 망원경으로만 관측할 수 있을 만큼 지구에서 멀어져 있다. 로빈 스카겔 영국 대중천문학협회 부회장은 이 소행성의 출현에 대한 사전 경고가 전혀 없었던데 대해 Km급 소행성은 찾아낼 수 있으나 이보다 작은 소행성을 추적하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스카겔 부회장은 "이런 소형 천체는 얼마전만 해도 우리가 전혀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라면서 "요즘엔 이미지 센서가 발달돼 비로소 우리 인류가 일종의 사격장 안에 있음을 깨닫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꽤 운이 좋은 편이며 우주에는 이만한 크기의 소행성이 아마 수백 개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행성 전문분석서인 ''목표물 지구''를 펴낸 천문학자 덩컨 스틸 교수는 "이 정도의 행성이 지구에 실제로 충돌한 것은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 지역에서 일어났다"면서 "당시 파괴력은 TNT 20메가t의 폭발력과 맞먹었다"고 밝혔다.

지난 9월에 지구접근천체(Neos)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영국 정부 태스크포스는 5m 구경의 망원경 설치 요구했었다. 현재 남반구에 설치된 3미터(9.8피트)구경의 망원경은 수백m 크기의 물체만 탐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태스크포스는 이밖에 영국에 소행성 예방센터 설립과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요구한 바 있다. 태스크포스 창설을 주도했던 자유민주당의 렘비트 오피크 의원은 국제사회가 NEOs추적을 위해 향후 10년간 9천800달러를 투입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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