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보다가 귀에 대면 전화 자동 연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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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위한 휴대전화(Designed for Human)’.

삼성전자가 3일(현지시간) 영국런던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3를 공개하면서 내세운 주제다. 런던시내 얼스코트컨벤션센터에서 열린이날 행사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커뮤니케이션(IM)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S3는 최고의 기술력과 인간 중심의 사용성, 자연을 닮은 디자인이 집약된 완전히새로운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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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S3는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신 사장은 “지금까지 하드웨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이 사람을 위한 기기로서 역할을 해야 할때”라며 “갤럭시S3는 당신을 보고,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신을 이해하는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진행 순서도 인간적인 기능 소개를 앞세웠다. 기존에 삼성전자가 강조하던 강력한 하드웨어 기능 소개는 행사 후반부로 미뤘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스펙의 죽음(the death of the spec)이 휴먼 터치(the human touch)의 길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더 빠른 프로세서, 더 많은 램, 더 큰 화면 등 경쟁사보다 앞서나가는 성능의 기기로 승부했던 모습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다.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선도업체로 올라서면서 스펙 뿐 아니라 감성과 사용 편의성으로 후발업체와 차별화해야 하는 삼성에이 같은 변신 시도는 필수적이다.

갤럭시S3를 공개하는 신종균 사장.

 이날 선보인 갤럭시S3의 가장 새로운 특징은 사용자의 얼굴·눈동자·음성·동작을 인식해 기기가 작동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6개의 센서를 달았다. 시연 기기를 만져보니 스마트폰이 사람의 행동과 의도를 이해하는 지능을 가진 것처럼 느껴졌다. 화면을 보고 있는 동안에는 꺼지지 않는 ‘스마트 스테이’ 기능을 처음 선보였다. 장다니엘 에이메 삼성전자 유럽법인 부사장은 “갤럭시S3는 결코 당신보다 먼저 잠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자메시지를 쓰거나 보다가 스마트폰을 귀에 대면 자동으로 상대방에게 전화가 걸리는 ‘다이렉트 콜’, 스마트폰을 집어 들면 그간 들어온 메시지와 부재 중 전화를 진동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얼러트’ 기능도 있다. 에이메 부사장이 “전화 연결이 안 돼 인내심을 잃은 상사에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하자 장내에는 큰 웃음이 터졌다. 음성인식 기능 ‘S보이스’도 선보였다. 통화 명령을 하면 전화를 걸어주고, ‘사진 찍을래’라고 말하면 카메라 모드로 자동전환된다. 한국어와 영어 등 8개 국어를 지원한다. 단체 사진을 찍은 뒤 각각의 얼굴 위에 뜨는 문자나 e메일버튼을 한 번 누르면 사진이 전송되는 ‘버디 포토셰어’ 기능도 있다.

 화면은 4.8인치 HD 수퍼아몰레드를 채택했다. 갤럭시S2(4.3인치)보다 화면 크기가 22% 커졌으나 테두리 두께를 줄이는 디자인을 적용해 휴대전화 자체는 커지지 않았다. 디자인은 조약돌과 나뭇잎에서 영감을 얻어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했다. 손에 잡는 느낌이 한결 좋아졌다.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강조하기 위해 행사장엔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갤럭시S3 공개 행사에는 세계 언론 및 통신사업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세계 각국 정보통신기술 업계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좌석 2000석이 모자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145개국 296개 통신사업자에 공급할 계획이다. 오는 29일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지에서 3G모델을 출시하며, 북미와 한국·일본에서는 6월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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