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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 필요한 여성, 사랑도 포기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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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담대하라, 나는 자유다
아리아나 허핑턴 지음
이현주 옮김, 해냄
264쪽, 1만3800원

전설의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는 무대 위와 아래가 전혀 달랐다. 무대에서는 도도한 카리스마를 발산했으나, 놀랍게도 남편인 선박왕 오나시스 앞에서는 오나시스의 관심, 남편의 사랑을 얻으려고 거의 매달렸다. 끝내 부부애의 리듬이 깨지면서 하녀처럼 학대 당해야 했다.

 “당신은 목소리밖에 봐줄게 없어.” 그런 모욕을 참고 살던 여자 칼라스는 악몽을 피할 수 없었다. 오나시스가 재키(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의 부인)를 얻기 위해 그녀를 발로 찬 것이다. 『담대하라, 나는 자유다』에서 여걸 아리아나 허핑턴(61·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이 밝힌 새로운 진실이다.

 “페미니즘혁명 이후 여성은 직장에서 벌어진 여러 전투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남녀관계만큼은 남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애쓰던 과거에 머물러있다.” 그게 그녀의 중간결론이다. 일에서 성공한 똑똑한 여자가 사랑을, 남자를 포기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전투적 페미니즘 목소리인가. 안 그렇다.

 외려 성숙하고, 사랑스럽게 들린다.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면, 남자가 있어도 외로울 뿐이다”는 조언, 균형감각도 근사하다. 신간은 여성을 위한 책이다. 분류컨대 자기계발서인데, 요즘 미국의 대세라는 허핑턴이 마이크를 잡으니까 느낌이 또 다르다.

 그리스 이민 출신으로 자기 원고가 출판사에서 36번 퇴짜 맞던 무명 작가에서 뉴욕타임스가 무시 못하는 미디어 여제(女帝)로 올라선 게 그녀다. 7년 전 창간한 블로그 뉴스미디어 ‘허핑턴 포스트’는 현재 미국 뉴스사이트 1위이다. 그 이전 마이클 허핑턴 상원의원과 결혼(1986년)한 뒤, 칼럼니스트로 떴다.

 이혼 뒤 캘리포니아 주지사직을 놓고 아널드 슈워제너거와 붙었다가 낙선하기도 했던 그녀의 “내 인생과 가족관계, 모든 것이 담겨있는” 책이다.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라서 독자들과의 호흡이 느껴진다. 외모와 돈, 사랑과 리더십 그리고 노화에 이르는 명쾌하고도 진솔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스스로 두려움을 뛰어넘은 고백, 이 시대 용기 있는 삶의 거의 모든 걸 담은 이 책은 누가 읽어야 할까. 중·고생을 포함한 여대생이 좋을 듯하다. 30~50대 여성도 어울리겠지만, 남자들이 읽는 것도 문제없다. 덕담과 격려를 겸한 선물용 책으로 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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