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갯벌서 미래 먹거리를 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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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청라·영종도.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지정학적 강점을 안고 글로벌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김광식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갯벌에서 진주를 캔다. 송도국제도시에 처음으로 지어진 건물의 이름이 갯벌(Get Pearl) 타워다. 송도·청라·영종도에 걸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서해 갯벌에서 대한민국 미래의 먹거리를 캐내기 위해 출발했다.

송도·청라·영종도는 2003년 8월 전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1994년부터 매립을 시작한 송도지구 53.3㎢, 1991년 매립된 청라지구 17.8㎢, 인천국제공항이 소재한 영종지구 98.4㎢ 등 총면적 169.5㎢로 맨해튼의 3배, 서울 여의도의 70배 규모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지정학적인 강점과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과 항만을 자랑한다. 수도권이면서도 3시간 이내 비행거리 지역에 100만 명 이상 도시 51개가 분포해 있는 등 총 20억 명의 소비시장을 배후로 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세계 경제 침체, 건설 경기 부진, 과도한 규제 등으로 한때 다소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바이오 입주 계약을 시발로 동아제약, 롯데, 이랜드, 신세계, 하나금융 등 국내 굴지의 기업뿐 아니라 시스코, ADT, 베올리아워터 등 세계적인 기업이 잇따라 들어오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또한 국내외 유명대학이 속속 개교하고, 국제병원 설립의 근거가 되는 경제자유구역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외국인들을 위한 쾌적한 정주 환경도 갖춰지고 있다.

갯벌이 거대한 국제도시(海田碧都)로 바뀌어 가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대한민국을 견인할 핵심 전략 지역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지원과 관심이 더 필요하다. 특히 수도권 규제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등은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다.

김광식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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