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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협약 지휘한 공무원, 맥쿼리 주식 1만 주 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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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메트로9호선㈜과 서울시의 협약체결을 2005년에 지휘했던 서울시 전직 고위공무원이 지하철 9호선의 2대 주주인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대량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이 서울시에서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고 있는 9호선의 민간투자회사 주식을 보유해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 1급 공무원 출신인 이인근 서울시립대 교수(토목공학과 초빙)는 현재 맥쿼리인프라 주식 1만 3주(5500만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종가(5540원) 기준으로 5541만6620원어치다. 이 교수는 2008년 12월 처음으로 주식을 매입했다. 2009년 9호선 개통 당시에는 5000주가량을 보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2010년에 1500주, 지난해에는 3380주를 각각 추가 매입했다.

 이 교수가 투자한 맥쿼리인프라는 메트로9호선㈜의 2대 주주(지분 24.5%)다. 서울 우면산터널, 광주 제2순환도로 등 국내 14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이 교수가 2005년 메트로9호선과 협약을 체결한 실무 담당자라는 것이다. 그는 2005년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설계관리부장으로 근무했고 이후에는 도시계획국장을 거쳐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을 역임했다.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지하철을 포함해 서울시의 건설과 토목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이 교수는 박원순 시장 때인 지난해 12월 퇴임해 서울시립대 교수가 됐다.

 이 교수는 주식을 보유하며 연 6~8%대의 현금 배당을 받았다. 업계에서도 안정적인 고배당으로 유명한 맥쿼리인프라는 2009~2011년 3년 동안 주당 총 1064원을 배당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맥쿼리인프라는 펀드 유형 종목으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직무 관련성이 없는 종목으로 고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전문가의 추천으로 매입했으며 재산등록 때 공무원 대상 주식 백지신탁 심사도 받았지만 맥쿼리인프라는 대상이 아니라고 회신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순은 동의대 교수(행정학과)는 “증권전문가의 추천으로 매입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업무와 관련된 정보를 활용한 것 아니냐”며 “이는 공무원 윤리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9호선은 고율 이자(배당)가 만성 적자를 유발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 받고 있다. 지난해 466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한 9호선이 맥쿼리인프라를 포함해 주주·채권자에게 지급한 이자비용은 461억원에 달한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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