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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자동차 시장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입력

올해 자동차 업계는 최대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내년에는 힘든 상황이 예상된다. 국내 여건을 보면 구조조정이 늦어지면서 경기가 위축되고 소비심리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자동차 경기 전망도 좋지 않다.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미국의 경기가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면서 자동차 판매가 급속히 줄어 들고 유럽 경제도 고유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제너럴 모터스(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세계 자동차 업계의 빅3 조차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GM은 1백3년된 브랜드인 올즈모빌을 없애고 영국 복스홀 공장을 폐쇄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향후 최소 2~3년간은 자동차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는 판단을 빅3들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기도 이같은 세계적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등 기관들도 지난해보다 약간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내년 자동차 판매(내수.수출 포함)가 올해보다 1.0% 줄어든 3백8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다면 외환 위기때인 1998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내수시장의 경우 소비심리 위축과 대우차 처리 지연 등으로 올해보다 3.5% 줄어든 1백38만대를 생산, 판매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게 협회의 전망이다.

이 가운데 승용차는 3.3% 감소한 1백2만대, 상용차는 4.0% 증가한 36만대가 생산ㆍ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수출은 엔화 강세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1.2% 늘어난 1백7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생산량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5.1%에 달해 98년 이래 4년연속 수출이 내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회 관계자는 "대우차 매각이 신속히 마무리되고 소비심리가 회복된다면 전반적인 성장추세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협회는 올해 자동차 생산이 지난해보다 9.4% 증가한 3백11만대(내수 1백43만대, 수출 1백68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전망은 이보다는 낙관적이나 역시 밝지는 않다.

이 연구소는 내년 내수는 올해보다 0.7% 늘어난 1백47만대, 수출은 6.6% 증가한 1백78만대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내수시장의 경우 전반적인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5% 수준)를 크게 밑도는 0.7%의 증가율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내수ㆍ수출은 각각 14.1%, 10.6% 늘어나 완성차 생산대수가 3백13만대(내수 1백46만대, 수출 1백67만대)로 사상 첫 3백만대를 돌파하며 지난해 2백84만대보다 10.2%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구소 안수웅 연구위원은 "경제전반에 걸쳐 각종 악재가 돌출해 내수시장은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면서 "수출은 내년에도 꾸준히 늘어나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의 자리를 다질 전망"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내수부진이 회사별로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대우차가 구조조정을 하며 생산량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우차가 대폭 감산을 함으로써 현대.기아차는 전체적인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문에서도 소폭의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 으로 내다봤다.

외국계 은행인 CSFB는 최근 "내년 한국 자동차 시장은 5% 가량 축소될 것이지만 대우차의 부진으로 현대차는 내수에서도 9%의 성장이 예상된다" 고 전망했다.

CSFB는 현대차의 판매 증가에는 싼타페의 인기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차는 최근 내년 생산량을 올해 판매량(81만대 예상)에 훨씬 못미치는 56만대(현지조립생산 포함)로 잡았다.

내수시장에서 차종별로 볼 때 ▶소형차는 주소득층인 중산층의 소비 감소 추세 등에 따라 올해보다 판매가 소폭 줄고▶미니밴은 액화석유가스(LPG)가격 인상에 따라 판매도 많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차는 유가 상승으로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며, 중.대형차도 꾸준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 판매는 일본 도요타의 본격 상륙과 기존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의 4천2백대보다 크게 늘어 7천대 수준이 팔릴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산업부 자동차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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