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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본 나진ㆍ선봉지구 현황]

중앙일보

입력

'조선외교가 중대한 돌파를 가져온(크게 활발해진) 배경 하에서 이곳은 의심할 바 없이 재차 각국 상인들의 시야에 들어가 투자자들이 다투는 열토(熱土)로 될 것이다.' 중국의 흑룡강(黑龍江)신문은 최근호(12.2)를 통해 라진-선봉 경제무역지대 관광기를 소개하면서 이 경제특구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발전이 더딘 상황으로 북한 역시 이러한 인식 아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다음은 흑룡강신문이 1박2일 일정의 라진-선봉 지대 관광기에서 소개한 주요 내용이다.

▲외교활동 보여주는 사진들 = 조선(북한, 이하 조선) 원정리 변방검사소에는 벽에 걸린 3개의 사진액자가 사람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하나는 올해 5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때 중국 국가지도자들과 회담하는 장면이고 또 하나는 6월 김대중 한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장면이며 마지막 하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사진이다.

다른 곳에서도 이 세 사진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조선측에서 그들의 방식으로 국내 군중들에게 근간의 외교활동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유시장 및 외국인상점 = 라진시에 있는 조선의 유일한 자유시장은 실내와 실외 두 부분으로 나뉜다.

실내에서는 김치, 사탕, 과자류, 학용품, 일용품 등을 판매하며 실외에서는 농산물과 어류 등을 취급한다. 이곳에 와 쇼핑하는 사람들로는 유람객들도 있고 지역 주민들도 있고 외지에서 차를 몰고 온 조선인들도 있는데 자못 북적댔다.

라진ㆍ선봉 지구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외국인상점이 있다. 이 상점에서는 수입품과 공예품을 팔고 있다. 하지만 특색이 있는 기념품과 토산물은 거의 없다.

비파섬에 거주하는 어민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금방 잡아낸 해삼과 성게 등을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해산물은 작은 비닐봉지에 담겨 있는데 가격이 매우 싸다. 깨끗하고 맛이 좋고 오염이 되지 않아 어떤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날 것으로 먹기도 했다.

▲숙박시설 및 오락센터 = 해변 휴양촌에 위치한 한국인계 일본인이 경영하고 있는 비파별장의 경우 실내 꾸밈새는 중국의 중간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전화가 가설돼 있지 않았고 더운물과 찬물을 공급하는 수도관이 설치돼 있었지만 아직 사용되지는 않았다.

실내에는 14인치 컬러텔레비전이 놓여 있는데 한 개 채널에서 아동, 체육, 동물 등의 프로그램밖에 시청할 수 없다.

비파별장에서 가까운 곳에 홍콩 영황(英皇)그룹이 투자한 영황오락주점이 있다. 실내에는 노래방, 체육실, 수영장 등 오락시설이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모두 중국과 기타 국가 사람들이다. 이는 조선에서 자국 주민들이 이런 곳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제한하기 때문이다. 조선측의 안내원이라고 해도 문 밖에서 기다려야지 유람객들과 함께 들어가서는 안된다.

▲라진-선봉 현 상황과 전망 = 라진항은 지리적으로 중계무역에 적합한 곳이다. 조선에서 이곳을 중앙직속 무역경제구로 정한 것도 바로 이점을 고려한 것이다.

라진항에는 모두 3개 화물부두가 있는 데 중국 회사에서 2호 부두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라진항은 중등 규모의 항구로 입출항하는 배들이 별로 없다. 화물들은 모두 중국 옌볜(延邊)지역에서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것이었다. 라진-선봉 지구에 운행되는 차들도 대부분 중국 화물차였다.

그렇지만 개발 속도가 더딘 것 같다. 조선측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북측 안내원은 태국의 한 통신회사(록슬리그룹)가 무선통신탑을 한창 건설하고 있으며 얼마 안 있어 이곳에서도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발전 속도가 더디지만 조선 외교가 크게 활발해진 상황에서 이곳은 의심할 바 없이 재차 각국 상인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열토로 변할 것이다.(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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