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화섬 프리챌 인수에 업계 주시]

중앙일보

입력

신안화섬(대표 이성주)의 인터넷 커뮤니티 업체 프리챌(대표 전제완) 인수 이후 이 회사의 `벤처사냥' 본격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프리챌에 따르면 코스닥 등록업체인 신안화섬은 프리챌에 약 280억원을 출자, 전제완 사장과 일부 구주주가 소유한 주식 369만주를 사들임으로써 전체 지분의 41%를 획득, 프리챌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또 전제완 사장을 비롯한 프리챌의 구주주들도 향후 신안화섬이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안화섬 전체 지분의 30% 수준인 4만2천558주를 취득하고 신안화섬의 경영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따라서 지난 1월 서비스를 시작한 프리챌의 주인은 바뀌게 됐지만 양사는 사실상 하나의 경영진 체제로 공동 목표를 추구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의 관심은 `인터넷홀딩컴퍼니'로 변신을 선언한 신안화섬의 향후 사업방향과 전략에 집중된다.

전제완.이성주 두 사장은 신안화섬을 대규모 지주회사로 발전시켜 앞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유망 인터넷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 신안화섬을 중심으로 거대한 인터넷 기업군을 형성한다는 야심찬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시선이다.

닷컴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우수업체를 인수해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침체된 벤처산업에 새로운 동력을 부여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자칫 `머니게임'식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일부 `M&A의 대가'들에 의해 저질러진 금융사고는 아니더라도 A&D(인수후 개발)에 대한 뚜렷한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마구잡이식 벤처사냥에 나설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올들어 수많은 업체가 A&D의 과정을 거쳤으나 대부분의 경우 인수 직후에 해당 회사의 주가가 폭등한 것을 제외하고 실제로 개발되지 못했다는 사실도 양사의 결합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요인이다.

두 사장은 같은 삼성그룹 출신으로 인터넷 사업에서 탁월한 수완을 보여왔다.

`선점효과'를 빼앗긴 가운데서도 프리챌을 출범 1년만에 최고의 커뮤니티 업체로 키워낸 전 사장의 경우 삼성에서 수년만에 3차례의 특진을 한 수재형이다.

또 IHIC투자조합을 설립해 지난 10월 장외에서 최대주주로부터 신안화섬의 지분 52.29%를 인수, 경영권을 장악한 이 사장은 삼성그룹의 인터넷 전략사업팀장 출신으로 `e삼성'의 골격을 체계화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인큐베이션과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링의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업내용에 특별한 변화가 없었고 코스닥 시장은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신안화섬이 단지 IHIC투자조합에 인수됐다는 이유로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0월 16만8천원에서 128만원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목받는 두사람이 한배를 탔으니 `어찌 축하만 할 수 있느냐'는 게 관련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아무튼 이들 두사람의 결합은 뚜렷한 이슈가 없는 연말의 벤처업계에 상당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으며 업계는 양사가 내년초 발표할 사업계획과 앞으로 취할 구체적 `액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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