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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점수 모자라도 언제든 권리행사 가능

중앙일보

입력

박승용 사장은 전형적인 브릭 앤 모르타르(brick & mortar) 출신이다. 외국계 금융기관 씨티은행을 시작으로 15년 동안 오프라인 업종에서만 일했다. 그러다 지난 해 9월 우연찮게 온라인 교육사업을 하는 코네스에 합류하면서 디지털 세상을 맞았다.

“처음 온라인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됐을 때 정말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책 읽는 언니 옆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앨리스. 회중시계를 보며 서두르던 토끼의 뒤를 쫓아 무작정 나무 밑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앨리스 앞에 펼쳐진 건 지금까지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뒤죽박죽 뒤엉킨 세상이었다. 거기서 느끼는 혼란과 흥분, 그리고 약간의 공포…. 빈즈닷컴 코리아의 박승용 사장(44)은 전형적인 굴뚝기업, 즉 브릭 앤 모르타르(brick & mortar) 출신이다. 외국계 금융기관 씨티은행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 신원그룹 기조실장과 전무를 거쳐 폴라로이드 코리아 지사장까지 15년 동안 오프라인 업종에서만 일했다. 그러다 지난 해 9월 우연찮게 온라인 교육사업을 하는 코네스에 합류하면서 디지털 세상을 맞았다.

“눈이 핑핑 돌았죠. 어찌나 빨리 변하던지…. 하지만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제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 세계에 익숙합니다. e-비즈니스 CEO로서 행복하죠.”

박사장은 지난 8월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빈즈닷컴 코리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그는 올 한 해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기(轉機)였다고 말한다. 또 ‘축복 받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빈즈닷컴은 마일리지 개념의 서비스를 하는 다국적 업체. 빈즈닷컴과 가맹한 전세계의 사이트에서 무료로 빈즈를 얻어 그것으로 쇼핑도 하고 각종 온라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8월29일 사업을 개시한 빈즈닷컴 코리아는 현재 국내 24개 사이트와 가맹계약을 맺었으며 18만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올 연말까지 가맹 사이트 수를 30여 개로 늘리고 회원도 50만명 이상을 확보한다는 게 박사장의 계획.

“빈즈는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일리지는 일정 포인트에 이르기 전에는 사용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빈즈는 언제든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빈즈로 가맹 사이트에서 물건을 살 수 있고 유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유일무이하게 국경을 초월, 현재 전세계 17개국 4백여 개 가맹 사이트에서 언제든지빈즈를 얻고 쓸 수 있는 특징도 가지고 있습니다.”

박사장은 경영을 ‘음악 연주’에 비유했다. 정확한 시간에 박자와 음정을 맞춰 줘야만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는 음악 연주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때에 정확한 의사결정을 해주는 역할을 경영자가 해야 한다고 박사장은 생각한다.

“이제 感으로 경영을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실질적인 전문 경영인의 시대죠.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CEO를 보는 시각이 점점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아직 초기지만 CEO 마켓도 형성되고 있구요. 이 마켓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자가 되는 게 제 희망입니다.”

CEO는 철저하게 실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그는 벤처붐을 타고 떠오른 스타 CEO에 대해 일종의 거부감을 갖고 있다. 능력에 의한 평가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신앙인이다. 일요일 교회에서 봉사하는 생활을 통해 삶의 평안을 발견한다. 될 수 있으면 긍정적인, 그리고 감사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경기 침체로 인한 현재의 어려움을 오히려 기회로 생각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경기가 위축될수록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의 질이 높아집니다. 또 새로운 고객의 욕구를 찾아 충족시키려 하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 수요를 발견해 낼 수도 있죠. 그러면 기업의 경쟁력도 자연적으로 높아지는 것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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