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클레이더만 '집시 솔로'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17·20일 내한 공연을 갖는 금세기 최고의 팝 피아니스트 리차드 클레이더만의 새 앨범 두장이 국내에 나왔다. 먼저 소개할 작품은 클레이더만의 새천년 야심작 '101 집시 솔로이스츠'.

■ 101 Gypsy Soloists/ Richard Clayderman

90년대 말부터 라틴 음악, 중국의 전통 음악 등을 섭렵하며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클레이더만이 이번엔 전통 집시 멜로디를 모아 독창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집시 음악의 영향을 받은 브람스, 리스트의 고전은 물론 구전으로만 알려진 특유의 선율을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함께 풍성하고 섬세한 하모니로 들려준다.

▶ 수록곡 듣기
Sabre Dance
Ivouchki
Kalinka
Hungarian Dance No.1
Hungarian Dance No.5

총 6천5백만장의 앨범 판매고에서 알 수 있듯이 클레이더만은 명실상부한 이 시대 최고의 팝 피아니스트. 하지만 그의 음악여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1953년 피아노 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클레이더만은 어린시절 말보단 피아노를 먼저 배운 영재. 열두살에 파리음악원에 입학하고, 피아노 콩쿨을 휩쓸며 재능을 인정받은 클레이더만은 하지만 클래식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학교를 나와 친구들과 록 그룹을 조직하는 등 새로운 길을 찾는다.

낮에는 은행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세션맨으로 무대에 서며 힘든 나날을 보내던 그는 76년 델핀의 프로듀서 올리비에와 폴을 만나며 일생일대의 전기를 맞는다. 폴이 딸 아드린느를 위해 만든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연주하는 행운을 차지하게 된 것.

20세기에 가장 사랑 받은 팝 발라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곡은 전세계적으로 2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그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줬다. 클레이더만을 거장의 대열에 서게 한 건 역시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다. 이후에도 연간 수백회의 공연을 펼치며 팬들과 만났다. 지금까지 발매한 각 종 앨범을 모두 합치면 8백장에 이른다.

먼저 귀를 사로잡는 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5·6'번. 헝가리의 음악에 매료된 브람스가 16년 동안 자료를 모아 정리한 춤곡 중 일부다. 원곡에 충실한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생동감 넘치는 피아노의 조화가 일품이다.

러시아 작곡가 카차투리안의 '칼춤'은 클레이더만의 원숙한 기교를 돋보이는 곡. 쿠즈네초프의 바이올린 솔로와 함께 한 'Ivouchki' 'Kalinka'는 집시 특유의 한과 정열이 느껴지는 구전곡들이다. 새롭게 연주한 리스트의 'Hungarian Rhapsody 5번', 디니쿠의 'Hora Staccato' 등도 듣기 좋다.

■ Invisible Love Vol 3/ Richard Clayderman 외

오랜만에 선보인 연주곡 모음집 'Invisible Love' 시리즈 3탄 역시 리차즈 클레이더만 특유의 낭만적인 피아노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앨범. 사랑을 주제로한 아름다운 발라드 20곡 중 12곡이 클레이더만의 연주다.

▶ 수록곡 듣기
아시나요
All By Myself
I'll Be There
Over The Rainbow
Time To Say Goodbye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이 앨범을 위해 특별히 녹음한 조성모의 '아시나요'. 애창팝 'All By My Self' 'Careless Whisper' 'Feelings'와 영화음악의 고전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Over The Rainbow' 등도 클레이더만의 손길을 통해 감미로움을 더했다.

프란시스 고야와 협연한 R&B 'I'll Be There' 'Unbreak My Heart'도 새롭다. 이밖에 기타리스트 니콜라스 드 안젤리스, 장 클라우드 보렐리 등의 연주를 함께 담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