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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도메인시장 국내외 업체간 '법정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브라우저 주소창에 이름만 입력하면 해당 홈페이지를 찾아가는 `키워드 방식''의 한글 도메인 등록 서비스 시장을 놓고 국내외 2개 업체간 치열한 격돌이 불가피해지면서 법정 분쟁으로 비화할 전망이다.

선발주자는 국내업체인 넷피아닷컴(대표 이판정). 이 업체는 모든 브라우저의 주소창에 한글을 입력하면 해당 영문 주소(URL)로 바꿔주는 `ngDNS'' 기술을 개발, 지난 8월부터 한글 도메인 등록을 받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대 주주인 미국의 리얼네임스사가 가세, 11일부터 국내 인터넷업체들이 모여 결성한 한글인터넷센터를 통해 키워드 방식의 한글도메인 등록 접수에 돌입했다.

한글인터넷센터는 리얼네임스로부터 앞으로 5년간 국내에서 `레지스트리''라는 도메인등록 대행 최상위 권한을 위임받았으며, 후이즈, 한글로닷컴 등 20여개 `레지스트라''라는 하부 등록 대행기관을 지휘하고 있다.

리얼네임스는 키워드 방식의 한글 도메인 등록 시장이 광고시장의 일부를 빼앗으며 향후 3∼4년내에 수조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기업이나 단체가 회사명 정도만 도메인으로 등록하지만 앞으로는 기업들이 자사의 주요 제품들까지 모두 도메인으로 등록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 이유.

실제로 한글인터넷데이터는 등록 접수 첫날인 11일 모그룹이 제품명까지 모두 6백여개의 도메인을 등록했다고 전했다. 넷피아닷컴은 비록 선발업체이지만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을 갖춘 리얼네임스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넷피아닷컴은 "한글도메인은 한글인 동시에 우리의 정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키고 관리해야 한다"며 `국익 논리''를 앞세워 리얼네임스에 맞서고 있다. 넷피아닷컴측은 "리얼네임스에 도메인을 등록하면 등록비의 일부가 외국으로 빠져나가 외화유출이 불가피하다"며 "또한 MS가 우리의 정보가 들어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게 돼 정보종속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넷피아측은 MS가 자사의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라는 무기를 이용해 도메인시장도 장악하려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서 명시한 불공정 행위인 동시에 독점금지 규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넷피아측은 두 달여전부터 이 분야의 전문 변호사를 선임, 연내에 리얼네임스와 한글인터넷센터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글인터넷센터 관계자는 "넷피아측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미 리얼네임스에서도 이와 관련 대비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무엇보다도 기술로 승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두 업체는 오는 15일 각각 키워드 방식의 한글 도메인에 대해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시장확보 노력과 함께 법정분쟁에 앞서 우호적인 여론 형성을 위한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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