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돋보기] 기업 수명은 얼마나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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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사람처럼 늙으면 결국 죽는다는데 그러면 기업들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요.

이런 궁금증은 경제전문가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가 3년전에 이런 분석을 한 적이 있지요.

'창업과 수성의 경영학' 이라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65년 국내 1백대 대기업(금융기관 포함)가운데 95년 말에도 1백대 기업에 들어가는 기업은 제일제당.제일모직.한일은행.제일은행 등 16개사가 전부였어요. 16개 기업 가운데서도 한일은행은 그 이후 수명을 다하곤 상업은행과 합쳐져 한빛은행으로 새로 태어났지요.

특히 65년 당시 10대 기업 중에는 30년이 지난 95년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5년 10대 기업이었던 동명목재.금성방직.판본방직 등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버렸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1백대 기업을 기준으로 한 기업의 생존율은 16%에 그침 셈이죠. 이는 미국(21%).일본(22%)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국내 기업들의 부침(浮沈)이 그만큼 심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의 흥망과 성쇠는 자연계의 생리와 비슷하지만 노력하는 정도에 따라선 1백년 이상 장수하는 기업도 외국에는 있습니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과 일본의 왕자제지가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미국의 IBM이나 GM(제너럴 모터스).포드 등도 나이가 거의 1백살이 돼 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6년 두산이 창업 1세기 기업사를 처음으로 기록했었죠. 경영상태가 좋고 끊임없이 변신한 덕분이죠.

국내 기업들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은 그동안 산업구조의 변화가 심했던 데다 이 와중에서 달라진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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