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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스타 스토리17. 이시이 가즈히사

중앙일보

입력

일본프로야구 불세출의 좌완 투수로 평가받는 가네다 마사이치(한국명:김정일)는 1950년 고쿠데스 스왈로즈(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전신)에서 데뷔해 69년 요미우리에서 은퇴할 때까지인 20년동안 14년연속 20승을 포함,통산 400승,4490탈삼진 등의 불멸의 기록을 세운 일본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이후 최고 좌완의 계보는 '외톨이 늑대' 에나쓰 유타카로 이어졌다. 50-60년대의 가네다에 이어 70년대를 책임진 에나쓰는 18년(67-84년) 현역기간 동안 무려 다섯 팀을 떠돌아 다니면서도 통산 206승 193세이브, 2987탈삼진을 기록하며 당대 최고 좌완으로서의 카리스마를 뿜었다.

에나쓰가 은퇴한 이후 최고 좌완의 자리는 80년대 말과 90년대 중반의 구도 기미야스를 거쳐 90년대 후반부터 이시이 가즈히사(27)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왼손 에이스인 이시이는 현재 구위만 놓고 본다면 일본 제일로 평가되는 현역 최고의 왼손 파워피처라 할 수 있다.

이시이의 최대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탁월한 직구에 있다. 좌완이 최고 시속 150km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를 던진다는 건 타자에겐 여간 위협적인 무기가 아닐 수 없다.

거기다 이시이는 최저 110km대까지 떨어지는 슬로커브까지 구사함으로써 완급조절 능력까지 갖춰 더욱 강한 위력을 발하고 있다. 이런 확실한 무기가 있기 때문에 비록 컨트롤이 불안함(98-2000,3년연속 볼넷1위)에도 불구하고 이시이가 여전히 일본에서 맹위를 떨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구위를 바탕으로 이시이는 97년부터 올해까지 2번이나 탈삼진왕에 오른것을 포함, 4년연속으로 자신이 던진 이닝보다 탈삼진 수가 많은 일본 최고의 닥터 K로서 위력을 발하고 있다.

91년 고교를 졸업한 이시이는 그해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했다. 이후 92년부터 2년동안 1,2군을 오가며 감각과 경험을 익힌 이시이는 94년부터 1군에서 확실히 자리를 굳히게 된다. 94년 이시이는 중간계투로서 무려 54게임에 등판, 7승 5패의 성적으로 강력한 허리 역할을 해내며 당시 야쿠르트 감독이던 노무라(90-98년 야쿠르트 감독역임,현 한신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이듬해인 95년부터 선발로 낙점받은 이시이는 그해 13승4패,방어율2.76의 성적을 올리며 일약 야쿠르트의 에이스로 발돋음했고. 나아가 야쿠르트의 일본시리즈 우승의 기쁨도 맛보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약관 22살에 에이스로 떠오르며 우승까지 이끈 이시이의 미래를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96년 이시이는 치명적인 어깨부상을 당하며 선수생활의 최대위기를 맞게 되었다. 부상으로 인해 단 8경기 밖에 뛰지 못하며 1승5패, 방어율5.23이란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이시이는 시즌이 끝난후 수술대에 올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이시이의 재기는 불투명하다고 여길정도로 모든게 비관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97년 이시이는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부상의 여파로 인해 단 18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음에도 10승4패 방어율 1.91이란 빼어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여기에 덧붙혀 이시이는 대기록을 두 개나 세우면서 자신의 부활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 첫째는 9월 2일 볼넷 4개만 내주며 기록한 노히트 노런이었고, 또 하나는 세이부의 에이스 니시구치와 당대 최고의 투수전을 벌인 97년 재팬시리즈 1차전에서의 1:0 완봉승이었다. 이날 이시이는 세이부 강타선을 맞아 단 3안타만 허용하고, 삼진을 12개나 뽑아내며 시리즈 최다삼진 타이기록을 세웠다.

시련을 넘긴 이시이의 위력은 98년에도 여전했다. 98년 생애 최초로 200탈삼진을 넘으며 14승 6패를 거두었다. 비록 팀 동료인 가와사키에게 사와무라 상은 뻇겼지만 탈삼진왕(241개)을 차지하며 막강한 구위를 과시했다.

하지만 노무라 감독이 떠난 99년부터 이시이는 다소 주춤했다. 노무라가 떠난 후, 전력이 정비가 안된 야쿠르트에서 이시이는 8승 6패 방어율4.80에 그치며 에이스로서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부진은 올시즌 전반기까지도 계속되는 듯 싶었다. 올시즌 이시이는 3년연속 개막전 선발로 등판하는 영광을 얻었지만, 전반기 3승 7패로써 리그 최다패,최다볼넷,최다폭투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그러나 이시이는 97년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시한번 대반격을 시작했다. 후반기부터 이시이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언터처블의 구위를 보이며 연승을 거듭했다. 이시이는 9월에만 5승무패에 방어율0.66이란 놀라운 투구로 9월의 투수로 선정되걸 비롯, 시즌 막판에는 주니치의 야마모토를 제치고 방어율 1위(2.606)로까지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올시즌 종료 후, 이시이는 내년에는 메이저로 가겠다고 공헌했다. 좌완의 이점에다 위력적인 구위를 지닌 이시이를 벌써부터 여러 메이저 팀들은 눈독들이고 있다. 90년대 일본 최고의 좌완 에이스로서 야쿠르트를 90년대의 팀으로 만든 이시이 가즈히사. 그가 앞으로도 가네다,에나쓰,구도의 뒤를 잇는 최고 좌완으로서의 자리를 수성하며, 메이저 입성이란 비원까지 이룰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시이 가즈히사(石井 一久)

생년월일: 1973년 9월9일
신장,체중: 183cm, 85kg
투타: 좌투좌타 백넘버:16
소속팀: 야쿠르트 스왈로즈(92년입단)
통산성적:826.1이닝,56승31패.894탈삼진,통산방어율3.55(99년까지)
올해성적:183이닝,10승9패,210탈삼진,방어율2.606
수상경력:98년 탈삼진왕,2000년 탈삼진,방어율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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