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지식] 버핏·웰치 … 신문 돌리며 기업가 정신 배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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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왜 부자들은 모두
신문배달을 했을까
제프리 J 폭스 지음
노지양 옮김, 흐름출판
240쪽, 1만2000원

조직과 회사에 단비(이익)를 내리게 하는 존재를 ‘레인메이커(Rainmaker)’라고 부른다. 이 책의 원제인 ‘레인’은 거기서 나왔다. 어떻게 하면 조직에 단비 같은 인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을 다뤘는데, 한편의 우화처럼 책을 구성했다. 성공학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연상시키는 책이다.

 레인이란 이름의 13세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이야기의 주인공. 어느 날 신문배달원을 자원한 레인이 레인메이커로 성장해가는 드라마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인 폭스사(Fox&Co) 창업자인 저자는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에 실린 한 기사를 읽고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포브스’가 억만장자 400명을 선정해 조사해 보니 첫 직업이 신문배달원인 경우가 많았다는 기사였다. 워렌 버핏, 잭 웰치, 월트 디즈니, 톰 크루즈 등 널리 알려진 인사들 말고도 신문배달원 출신으로 각 분야의 정상에 오른 이가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한국판 번역본 제목을 ‘왜 부자들은 모두 신문배달을 했을까’로 한 배경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든 새벽, 춥고 어두운 골목길을 달리며 신문을 배달하는 레인을 통해 저자는 성공하는 조직인이자 기업가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님을 이야기체로 들려준다. 이 책처럼 누구나 신문배달을 체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신문배달은 하나의 상징이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겠다는 원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레인이 신문배달원 면접을 준비할 때부터 염두에 둔 것은 고객 마인드였다. 무엇이 필요하고 불편한 일인지를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예컨대 고객들은 신문이 왜 오지 않았는지, 왜 늦게 도착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는 한시도 잊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어떤 순간에도 변명하지 않았고, 고객의 불편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집중했다. 그런 과정에 형성된 고객과 신뢰는 그의 가장 큰 자산이면서, 돈 주고도 못 배울 기업가 정신이자 윤리였다.

 저자는 지금 자리에서 일어나 뭔가를 시작하는 것이 성공의 첫 걸음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길을 찾는 이라면 귀 기울일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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