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런던은 나의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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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게 목표다. 수영의 박태환(23), 배드민턴의 이용대(24), 기계체조의 양학선(20) 등이 금빛 레이스를 이끌 기대주다. 전통의 메달밭인 양궁에서는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모두 노릴 만하다. 사격과 유도, 태권도 등에서도 금메달 수확이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선수는 박태환이다. 박태환은 런던에서 세계신기록과 2관왕을 동시에 달성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다.

2012 런던올림픽 최고 이슈메이커는 수영의 박태환(23)이다. 박태환의 올림픽 2연패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쾌거에 전 국민이 환호하고 기뻐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좀 더 성숙한 박태환은 더 큰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 지금도 물살을 가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뒤 박태환은 한 차례 큰 시련을 겪었다.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전 종목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 이후 동기부여가 크지 않았고, 광고 촬영 등 외부 일정으로 바빠 훈련을 소홀히 한 결과였다. 수모는 약이 됐다. 이를 악물고 재기에 힘썼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자유형 100·200·400m)에 오르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그리고 지난해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내며 런던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박태환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에서 다시 보고싶은 장면이다.

박태환은 지난해부터 스프린터 훈련에 집중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자유형 1500m를 포기하며 장거리가 아닌 단거리에 온 힘을 쏟기 시작한 것이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기 위해 근력 향상에 치중했다. 그 결과 보디빌더처럼 우람한 몸매를 갖게 됐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열매를 맺었다. 자유형 200m 결선에서 박태환은 1분44초92로 4위를 차지했다. 1위인 라이언 록티(28·미국)의 1분44초44에 불과 0.48초 뒤진 기록이다. 자유형 400m에서는 1위로 골인하며 환호했다.

이후 박태환은 해외 전지훈련으로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지도 아래 스피드와 근력·지구력·유연성 등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고르게 향상된 능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잠영능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 박태환은 호주에서 열린 지역 대회에 참가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400·1500m에서 우승을 차지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자유형 1500m에서는 5년2개월 만에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400m 기록 향상을 위해 꾸준히 지구력 향상 훈련을 한 것이 1500m에서도 효과를 봤다. 그러나 박태환은 “400m는 어느 정도 지구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1500m에도 출전했다. 1500m는 훈련의 일환일 뿐이다”라며 “런던올림픽에서는 200m와 400m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박태환은 ‘세계신기록’과 ‘런던올림픽 2관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박태환은 “마이클 펠프스나 이언 소프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려면 세계신기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나는 아직까지 세계신기록이 없다. 런던올림픽에서는 반드시 세계신기록을 작성해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수차례 밝혔다.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세계신기록 경신을 노린다. 박태환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작성한 3분41초53이 개인최고 기록이다. 파울 비더만(독일)이 보유한 세계신기록 3분40초07에 1초46이 뒤진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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