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전설’ 투팍, 홀로그램으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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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마치 살아있는 듯한 홀로그램 영상으로 부활해 공연을 펼친 전설적 힙합 가수 투팍. [사진 게티이미지]

저승으로부터의 컴백 무대는 화려했다. 16년 전 총에 맞아 숨진 전설적인 래퍼 ‘투팍’(2Pac)은 15일(현지시간) 10만 명의 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인디오에서 열린 코아첼라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서다.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부활’한 투팍은 상반신을 드러내고 강렬한 랩을 쏟아냈다. “코아첼라 여러분, 안녕하신가?”하고 외치는 투팍의 홀로그램은 마치 그가 무대에 실제로 강림한 듯 했다. 내려입은 진에 팀버랜드 슈즈, 역동적인 몸짓…. 1996년 사망 당시 스물다섯 청년의 모습 그대로 동갑내기 힙합 스타 스눕 독(41)과 합동 공연을 펼친 ‘홀로그램 투팍’에 관객들은 경악하고 또 열광했다. ‘부활한 투팍’은 생전의 히트곡 ‘헤일 메리(Hail Mary)’ ‘2 오브 아메리카즈 모스트 원티드(2 of Amerikaz Most Wanted)’를 불렀다.

 이날 무대를 지켜본 관중들의 후기로 인터넷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무대를 직접 본 팝스타 리한나(24)는 트위터에 “투팍이 돌아왔다. 믿을 수가 없어. 난 현장에 있었어! 내 손자들한테까지 전해줄 얘기”라고 적었다. 가수 케이티 페리(28)도 “투팍을 봤을 때 난 눈물을 흘린 것 같아. 코아첼라에서”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유튜브를 통해 공연 당시의 영상도 급속도로 퍼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홀로그램 투팍’의 이미지는 디지털 도메인 미디어 그룹의 작품이라고 보도했다.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작업한 곳이다. 홀로그램화 하는 작업을 맡은 회사 AV컨셉트는 "기본 원리는 사각(死角)에 있는 배우의 모습을 무대 위의 거울을 통해 비추는 19세기 연극 기술과 같다”고 했다. 다만 실존 인물 대신 디지털 이미지를 무대 전면에 세운 거대한 폴리에스테르 필름 위로 강한 빛과 함께 비췄다는 것이다.

 이날 무대를 연출한 힙합 스타 닥터 드레(47)는 1년 전부터 ‘투팍 부활’을 기획했다. 뉴욕데일리 뉴스는 “40만 달러(약 4억5600만원)를 들여 4개월 동안 집중 작업했다”고 보도했다. 닥터 드레, 스눕 독, ‘홀로그램 투팍’이 함께하는 순회 공연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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