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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갑자기 경선 열풍 … “총선 책임론 희석” 비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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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6일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성근 대표권한대행(오른쪽)과 박지원 최고위원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민주통합당이 ‘경선모드’로 급전환하고 있다. 4·11 총선에서 패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다. 15일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5월 4일 선출할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기로 결정한 게 국면을 바꿔놓았다. 새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겸해 6월 9일 열리는 임시 전당대회 때까지 사실상 ‘당 대표’ 역할도 수행한다. 대선 후보 경선 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각 계파별로 자천타천(自薦他薦) 후보군이 쏟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3선 이상 중진들은 경력에 상관없이 경쟁에 뛰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거론되는 후보만 10명이 훌쩍 넘는다. 우선 출마 결심을 굳힌 이는 전병헌·김동철 의원이다. 정세균 고문과 가까운 전병헌(서울 동작갑·3선) 의원은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에 출마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선은 정권 교체를 위한 원내 운영 전략이 중요한데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던 내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동철(광주광산갑·3선) 의원도 “새누리당의 무능과 불법보다 민주통합당의 불안과 불신이 크게 보인 게 패배의 원인이었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가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충청권 최초로 내리 4선에 성공한 박병석 의원, 당내 최대계파로 떠오른 노무현계의 유인태(서울 도봉을·3선) 당선인, 손학규계 3선의 신학용 의원, 호남 3선인 우윤근 의원 등도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박 의원은 “대선에서 이기려면 중도 성향과 충청·강원 등의 중원을 잡아야 하는데 그 접합점에 있는 사람이 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회 부의장을 맡을 수도 있어 아직 거취를 명확히 정하진 않았다. 유 당선인도 “대선 정국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주변에서 나서달라는 권유를 받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고, 신 의원은 “손학규계를 대표해 출마하라는 권유를 받고 있지만 정말로 내가 필요한지 생각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우 의원은 “출마를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선(3선) 전 최고위원과 신계륜(4선) 당선인도 거론되나 아직은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이밖에 박기춘(경기 남양주을·3선), 조정식(경기 시흥을·3선), 노영민(충북 청주 흥덕을·3선), 조경태(부산 사하을·3선)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내에선 총선 실패에 대한 충분한 반성 기간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경선 국면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한 비판론도 나온다. 특히 최재성 의원은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겸임시키기로 한 것은 지도부 책임론을 희석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시 사무총장에 윤호중=문성근 대표직무대행은 16일 당 사무총장에 윤호중 당선인을 임명했다. 또 홍보위원장에 서영교 당선인, 전략 기획위원장에 진성준 당선인(비례대표), 비서실장에 최민희 당선인을 임명했다. 신경민·박용진 대변인은 유임됐다. 김경진·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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