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0인회 7차 회의] “30인회 확대 … 하반기엔 전문가 포럼 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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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30인회의 본회의에 앞서 ‘한·중·일 3국 미디어 대표 조찬간담회’가 별도로 한 시간 동안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이번 7차 회의를 계기로 세 번째 라운드에 돌입한 한·중·일 30인회를 확대 운영하기 위한 제안이 나왔다.

 히라타 야스오(平田保雄) 니혼게이자이신문 회장은 “1년에 한 번만 열리는 모임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리충쥔(李從軍) 신화통신 사장은 “상반기에는 (지금처럼) 메인 회의를 열고, 하반기에는 실무 전문가 포럼을 (매년 정례적으로) 여는 방안을 생각해보자”고 동의를 표시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실무자들의 논의를 거쳐 당장 올가을부터 추진해보자”고 화답했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실무 전문가 모임이 정례화되면 서울대가 가장 먼저 모임을 주관할 의향이 있다”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많이 논의됐지만 실현되지 못한 3국 한자 표기 통일 방안도 테이블에 올랐다. 홍 회장은 “3국이 한자를 공유하고 있지만 표기법이 달라 젊은이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는 만큼 한자 1000자라도 표기를 통일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해보자”고 제안했다. 신화통신 리 사장은 “나이 든 사람은 몰라도 젊은이들은 (표기가 달라) 불편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고 히라타 회장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2006년 중앙일보와 중국 신화통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공동 발의로 출범한 한·중·일 30인회는 3국을 대표하는 1.5트랙 회의체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참석자들은 3국 정부가 이 회의의 제안을 정책에 반영한 주요 성과에 대해서도 환담을 나눴다. 예컨대 2006년 제안한 한·중·일 정상회담은 2008년부터 실현됐다. 다른 제안 사항인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도 지난해 출범했다. 이날 행사엔 3국 협력사무국의 신봉길 사무총장과 중국·일본의 사무차장 2명이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이번 한·중·일 30인회에선 세계 경제와 3국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이슈가 주로 논의됐지만 참석자들은 13일의 북한 로켓 발사와 파장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표시했다. 후웨이(胡偉) 상하이교통대 국제공공사무학원 원장은 “미국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국과 일본이 놀라지 않는데 북한이 발사하면 우려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홍석현 회장은 행사 마무리 발언에서 “3국 실무진이 6개월간 준비해 이번 회의가 열렸다”며 “내년 일본에서 더욱 뜻 깊은 회의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박소영·장세정·이원진 기자(정치·국제부문), 김성룡 기자(영상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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