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 시장, 예상외 잠잠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최대 관심사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예상밖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이강철과 김동수(이상 삼성)를 두고 구단간 감정대립까지 펼쳐졌던 것 과는 달리 올 겨울 FA 시장은 변죽만 울릴 뿐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올 해 FA를 신청한 선수는 김기태, 김상진(이상 삼성), 장종훈, 강석천(이상 한화), 조계현(두산), 홍현우(해태) 등 총 6명.

이들 대부분은 팀 전력을 좌우할 만큼 정상급 기량을 보유해 8개 구단의 영입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FA 시장이 열리자 기대만큼 열기가 피어오르지 않고 있다.

물론 6일까지는 원 소속구단에 우선 협상권이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타 구단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러나 사전 작업없이 타 구단 선수를 빼 올 수 없다는 것이 야구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 겨울에는 김동수가 원 소속 구단과의 협상기간에 하와이로 여행을 떠난 뒤 일체 소식을 끊어 LG의 반발을 불렀지만 김은 끝내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고 이강철 역시 해태와 협상을 제대로 벌이지도 않고 삼성으로 갔다.

온갖 억측과 비난이 오갔던 지난 해에 비해 올 겨울 FA 시장은 홍현우를 제외한 다른 선수에 대해선 타 구단에서 물밑 접촉을 했다는 소문조차 들리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 간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선수 쇼핑'에 나섰던 삼성이 올 겨울 최대어로 꼽히는 홍현우에 대해 스카우트 포기를 2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원 소속 선수인 김기태.김상진 지키기에 돌입함에 따라 FA 선수의 팀 간 이적이 많지 않을 전망이다.

홍현우의 경우 소속팀 해태와의 몸값 협상에 큰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신생팀 SK와 LG가 잔뜩 눈독을 들여 이적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반면 떠날 뜻을 보였던 조계현은 두산과 재협상을 시작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소속 팀과 협상을 계속 벌여 올 겨울 FA선수들이 대부분 원 소속 구단에 눌러 앉을 공산이 큰 상황이다.(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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