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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통합 챔프 삼성화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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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 선수들이 가빈(위쪽)을 헹가래하고 있다. 가빈은 챔프전에서 경기당 평균 38점을 올리며 팀의 공격을 주도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3년 연속 선정됐다. [인천=뉴시스]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이 열린 12일 오전. 삼성화재의 최고참 석진욱이 주전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전날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에 무기력한 경기 끝에 1-3으로 패한 터라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석진욱은 후배들을 다독였다. “한 게임을 더 할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니냐”고.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냉정과 열정 사이 어디쯤. 답은 그곳에 있었다. 삼성화재가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3-0(25-22, 25-21, 25-17)으로 대한항공을 꺾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2011~2012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6번째이자 5시즌 연속 우승이었다.

 삼성화재는 전날 3차전에서 범실이 유독 많았다. 우승이 코앞에 있다는 생각에 들떠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조금 더 차가워질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분위기로 흐르면 선수들의 몸도 함께 무거워진다. 너무 들뜨지도, 너무 비장하지도 않은 분위기로 흐름을 바꿔야 했다. 석진욱 등 고참 선수들이 나서서 후배들을 격려하고 다독인 이유다.

 효과는 코트에서 나타났다. 선수들은 힘을 빼고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리베로 여오현은 리시브를 한 다음 공격하기 위해 점프를 준비하는 가빈에게 두 팔을 아래로 힘차게 휘저으며, 침착하게 천천히 하자는 신호를 보냈다. 누군가 실수를 할 때도 더 힘차게 손바닥을 마주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주포인 가빈은 하루 만에 냉정을 되찾으면서 혼자 37득점을 쓸어 담으며 맹활약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전날 4차전에서 발목을 다쳤던 유광우는 안정적인 토스를 공급하며 야전사령관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비록 졌지만 대한항공도 최선을 다했다. 대한항공은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수비의 핵 곽승석이 발목 부상으로 챔프전 내내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해 왔던 네맥 마틴은 3세트부터 아예 벤치를 지켰다.

◆승장 신치용 감독=어제 경기 후 선수들에게 상당히 질책을 했다. 오늘 아침에도 팀에 대한 헌신과 팀워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특히 가빈한테 그런 뜻을 전했다. 선수들이 내 말뜻을 잘 받아들 였다. 삼성화재는 가빈이 중심이다. 어느 팀이든 외국인 선수가 중심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빈이 춤출 수 있게 만드는 고참 선수들이 많다. 이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패장 신영철 감독=여러 고비도 많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잘해 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상이 많았는데 열심히 해 준 점에 대해 고맙다. 마틴은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내년에도 함께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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