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업계에 `물귀신 마케팅' 속속 출현

중앙일보

입력

`물귀신 작전으로 떠나가는 고객을 잡아라' 한동안 회원수를 늘리는 것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여기던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고객들을 오랫동안 사이트에 머무르게 할 수 있을지에 골몰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를 위해서는 페이지뷰나 애드뷰가 많이 발생해야 하는데 이는 고객들이 사이트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여기저기를 클릭해야 하기 때문.

이에 따라 사이트에 들어왔다가 나가는(로그아웃) 회원들을 세심하게 챙길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떠나는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한 기발한 `작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보고 지나면 두고두고 아쉬워 할만한 콘텐츠를 제안하는 일명 '물귀신 마케팅'.

종합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프리챌(www.freechal.com)은 회원이 로그아웃을 하면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면서 시선을 붙잡는다.

e-메일은 확인했는지, 커뮤니티 게시판은 체크했는지, 아바타를 바꿔보는 것은 어떨지, 혹시 실수로 로그아웃한 것은 아닌지 등 잊고 지나치기 쉬운 서비스 내용들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

프리챌은 또 프리진이라는 자사 웹진에 소개된 기사 몇가지를 보여주거나 현재 판매되고 있는 기획상품을 소개하는 등 안보면 아쉬울 만한 콘텐츠들을 슬며시 제안하기도 한다.

실제로 로그아웃 화면에 소개된 `소문난 커뮤니티' 기사의 페이지뷰는 과거보다 100%나 증가했다는 것이 프리챌의 설명이다.

허브사이트인 인티즌(www.intizen.com)의 경우 로그아웃 메시지와 함께 주별 주제에 따라 고객들의 글을 받는 `네버엔딩 메시지'를 연동시키고 있다.

사이트를 빠져 나오려던 네티즌들은 자신이 특별히 관심있는 주제를 만났을때 다시 한번 클릭하는 수고를 결코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인티즌측의 귀띔이다.

또 야후코리아(kr.yahoo.com)는 로그아웃 회원들을 붙잡기 위해 개인별 콘텐츠제공 메뉴인 `마이 야후' 서비스를 다시 한번 노출시키며 동문동창 사이트인 아이러브스쿨(www.iloveschool.co.kr)은 진행중인 이벤트를 소개한다.

아이러브스쿨은 최근 사이트를 개편하기 이전에는 로그아웃을 클릭하면 '정말 하교하겠습니까'라며 한번 나가면 다시는 오지 못할 것 같은 묘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이밖에 개인 인맥관리 사이트인 싸이월드(www.cyworld.com)는 접속시간과 로그아웃 시간, 방문 횟수 등을 알려주고 서비스 내용을 또 한번 소개한다.

한편 이들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물귀신 마케팅은 인사만 잘하면 다음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나가는 손님을 당장 붙잡아 세울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프리챌 서비스기획팀 김현정 과장은 '로그아웃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것이 사실' 이라며 '나가는 회원들을 이처럼 세심하게 배려함으로써 충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정규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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