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는 컴퓨터, 유니텍 유니파이어 [3]

중앙일보

입력

유니파이어의 단축 메뉴

음성 북마크(웹 서핑)

유니파이어에는 음성 북마크 기능이 존재한다. 이 기능은 미리 임의의 문장과 사이트 URL을 지정해두고 해당 문장을 마이크로 인식시키면 기본 웹 브라우져가 자동으로 동작하면서 연결된 페이지를 열어주는 기능이다. 따라서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들을 음성 북마크에 등록시켜 두면 웹 브라우져를 실행하고 주소를 직접 입력하는 과정을 한 두 마디의 음성만으로 대신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유니파이어의 음성 북마크 기능은 미리 정해둔 사이트들로만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과 그렇게 이동한 페이지 안의 내용을 검색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즉, 당장 이동하고 싶은 사이트가 생각났을 경우에 이 사이트의 URL과 음성 명령을 지정해 두지 않았다면 음성 북마크 기능을 이용해서는 절대로 원하는 페이지를 열 수 없는 것이다. 또 그렇게 정해진 페이지로 이동한 뒤에 그 사이트의 세부적인 링크들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런 링크들에 대해서 모두 북마크를 설정해 두지 않는 이상 결국은 마우스를 사용해야 하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단축 실행

북마크 기능을 이용해 미리 지정해 둔 웹 페이지를 열 수 있다면, 단축 실행은 그와 비슷하지만 여는 대상이 웹 페이지가 아니라 파일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탐색기!’라고 외치면 윈도의 기본 탐색기가 실행되는 식으로 동작하는 것이 단축 실행 기능이다. 음성 인식 기술이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도 볼 수 있는 이 기능은 그만큼 관련 기술의 핵심 기능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유니파이어의 단축 실행 기능은 일단 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단, 이 기능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사용자 편의를 좀 더 생각했다면 개선될 수 있었을만한 몇 가지 단점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프로그램을 음성 명령으로 실행하기 위해서 ‘단축 실행’ 메뉴로 일단 들어가야 한다는 점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그렇게 실행한 프로그램을 닫기 위해 다시 메인 메뉴로 돌아와 별도 메뉴로 구성되어 있는 ‘프로그램 닫기’ 기능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번거롭다. 또한 마이크를 사용하게 되는 일부 프로그램(노래방 프로그램 등)을 실행하게 될 경우 유니파이어의 음성 인식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생겼는데, 프로그램 닫기의 불편함과 더불어 이 역시 단축 실행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하겠다. (음성 북마크 기능을 이용해 다이얼 패드를 실행해도 마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메일 및 클립보드 읽기

메일이 도착하면 자동으로 알려준다

유니파이어에는 POP3 메일 서버로부터 전자 우편을 수신하고 송신자 이름과 제목을 알려주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메일을 비롯한 각종 문서 파일의 내용을 클립보드로 복사한 뒤 ‘클립보드 읽기’ 기능을 실행하면 클립보드의 내용 전체를 유니파이어의 합성음으로 읽어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클립보드의 내용을 읽어주는 기능은 이상적으로만 동작한다면 시각 장애인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는 기능이라 할 수 있는데, 유니파이어의 경우 한글 문서는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읽어 주었다. 특히 합성음으로 문서를 읽어주는 이런 류의 프로그램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쉼표나 마침표의 앞뒤에 있는 어구들을 그에 적합한 억양을 사용해 끊고, 이어주어서 음절 단위로 짤려 있다는 느낌을 덜 받게 된다.

하지만 한글 문서 읽기가 이해할 수 있을만한 수준인데 반해 영어로 이뤄진 문서의 읽기는 눈을 감고 이해하기에 무리가 있는 수준이었다. 영어 문장을 듣고 있으면서도 일본어 문장을 듣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대충 느낌은 전달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클립보드의 내용을 모두 읽어주는 게 정상적인 동작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뒷부분을 마저 읽지 않은 채 문서 읽기를 끝내는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대화 상자로 표시되는 세줄 남짓한 공간에 세 문장 정도를 표시하고 읽어주는 방식 때문에 세 줄의 끝 부분과 다음 세 줄의 첫 부분이 어색하게 연결된다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다.

윤희와의 대화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말들

북마크 기능이나 단축 실행 메뉴를 호출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대화 모드’를 발음하게 되면 윤희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것 역시 이상적인 동작은 사용자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에 대한 반응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대화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수준까지 현재의 기술이 와 있을 리는 없고, 단지 북마크에 사이트를 지정하듯이 정해둔 윤희의 대꾸에 한해서만 대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 기능은 음성 인식 기술을 재미있게 활용한 시도라고는 볼 수 있지만, 끝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한 큰 의미를 찾기 힘든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처음 유니파이어를 설치할 때 지정되어 있는 윤희의 대꾸는 약 10개 정도로 이 외의 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된다.

기타

안전 모드에서와 같이 설치했던 장치들이 모두 나온다

이 외에 유니파이어가 가지고 있는 부가 기능으로는 ‘인터넷 검색’ 기능과 ‘시스템 정보’ 기능을 들 수 있다. ‘인터넷 검색’ 기능은 유명 검색 엔진을 이용해 말 그대로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인데 음성을 사용하지 않고 키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스템 정보’ 기능은 시스템 등록정보 - 장치관리자 탭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장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한다. 다만 유니파이어의 시스템 정보 기능은 이제까지 설치한 모든 장치들을 열람해 주는 데다 일부 장치들은 제대로 표기가 되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참고로 안전모드로 부팅하게 되면 이렇게 이제껏 설치한 모든 장치들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이동준
자료제공: PCBee (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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