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 이름값 못하는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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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기자]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동탄신도시 아파트값이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부촌인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값을 넘어섰다.

동탄신도시 시범 아파트가 처음 입주하기 시작했던 2007년 당시 사람들은 동탄신도시가 용인을 넘어설 수 있을 거라 상상이나 했을까?
당시만 해도 용인은 가격 폭등의 중심에 있던 강남, 서초, 송파 등과 함께 버블세븐으로 꼽히던 곳 중 하나였다.

특히 수지구는 중대형아파트 비율이 높아 굳이 어느 아파트에 산다고 얘기 하지 않아도 '넓은 아파트에 사는 부자'라는 인식이 강했던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부촌이었다.

이에 비해 동탄신도시는 서울과의 거리가 멀어 시세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동탄신도시 시범단지가 입주를 시작하던 2007년 당시 3.3㎡당 매매가는 용인 수지가 1307만원, 동탄이 1036만원으로 3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옛 30평형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1억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그러다 그 격차는 2009년까지 꾸준히 줄어들었고 2010년부터 동탄이 앞서기 시작했다.

그 후 2011년 다시 격차가 줄어드는 듯 했지만 올 들어 다시 벌어졌고 현재 동탄신도시 3.3㎡당 매매가는 1175만원이고 용인 수지구는 1105만원이다.

동탄이 3.3㎡당 70만원 정도 더 비싼 것이다.

실제로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시범다은다숲캐슬 전용면적 84㎡의 경우 2007년 당시 2억4000만원이었고 용인 수지구 상현동에 위치한 수지성원1차 84㎡는 3억8000만원이었다. 용인 아파트가 1억4000만원 가량 비쌌다.

하지만 현재 동탄 시범다은다숲캐슬은 그동안 1억8000만원 오른 4억2000만원이고 용인 수지성원1차는 8000만원 떨어진 3억원이다.  동탄 아파트가 1억2000만원 가량 더 비싸진 것이다.

동탄신도시 중소형 비율 85%…실수요 몰려


그렇다면 동탄신도시 아파트값이 용인 수지구를 넘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로 각 지역의 주택분포가 아파트값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계속되는 경기침체 탓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중대형아파트는 사려는 사람은커녕 보유하고 있는 사람도 빨리 털어내고 싶어 하는 애물단지가 됐다.

이 때문에 전국에서 중대형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의 하나인 용인 수지는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폭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반면 동탄은 실수요층이 두터운 옛 20~30평형대 아파트 비율이 전체 아파트의 85%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 후에도 큰 폭의 하락세 없이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동탄신도시가 입주 5년차에 들어서면서 부족했던 마트, 병원 등 편의시설과  버스 등 교통편이 확충되고 살기 편해진 것도 이유다.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가 입주 초반에 편의시설 부족으로 겪는 불편함이 해소된 것이다.

또 2007년 이후 입주한 비교적 새 아파트라는 것도 실수요층을 끌어당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삼성반도체 화성공장과 협력업체의 10만명이 넘는 근로자 수요를 바탕으로 자족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는 것도 동탄이 용인을 앞설 수 있었던 이유다.

앞으로 삼성반도체 증설과 LG전자 평택공장 증설로 12만명이 넘는 인구가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동탄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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