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삼공사, 1승만 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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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양희종

KGC인삼공사의 양희종(28·1m94㎝)이 한껏 포효했다. 안양실내체육관을 꽉 메운 6704명 홈 팬들은 경기 뒤 ‘양희종’을 연호했다. 인삼공사가 4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80-72로 승리했다. 3승2패가 된 인삼공사는 1승만 더하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다. 2승2패 동률에서 치러진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5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1.4%다.

 승리의 주연은 양희종이었다. 양희종은 2차전에서 동부 로드 벤슨에게 깔리면서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어 진통제 주사를 맞고 출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 시즌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인 동부 윤호영을 꽁꽁 틀어막았다. 윤호영의 부활을 강하게 희망하는 강동희 동부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도 바로 양희종이었다.

 양희종은 전반까지 2득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그러나 3쿼터에만 13점을 몰아넣어 ‘양희종 타임’으로 만들었다. 32-40으로 뒤진 채 시작한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연속 4점을 넣은 그는 6분43초를 남겨 놓고 3점슛을 성공했다. 공이 림을 통과하자 양희종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껑충 뛰어올라 세 번 포효했다. 홈팬을 향한 세리머니였다. 1분 뒤에는 3점슛을 던지는 순간 황진원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3개를 모두 넣어 44-44 동점을 만들었다.

 한번 불붙은 양희종은 1분 뒤 또다시 3점슛을 꽂았다. 인삼공사는 양희종의 대활약과 3쿼터 종료 직전 가로채기에 이은 버저비터 레이업슛을 성공한 이정현(11점)의 재치로 59-57로 역전하며 3쿼터를 마쳤다. 4쿼터에서는 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연달아 두 개의 가로채기로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굳혔다. 양희종은 “우승까지 1승 남았다. 원주 가서 꼭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들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한편 동부 벤슨은 종료 1분48초 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하다 퇴장을 선언당하자 유니폼 상의를 벗고 격렬히 항의했다. 흥분한 일부 관중이 물병과 음료수를 코트로 던지면서 선수와 구단 스태프가 휴지로 코트를 닦는 촌극이 벌어졌다. 강동희 감독도 테크니컬 파울을 받고 퇴장당했다.

안양=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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