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대… 세계 우체국들 생존 몸부림

중앙일보

입력

세계 각국의 우체국들이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e-메일의 발달로 전통적인 편지 배달이 줄고 있는데다 민간 택배업자들과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체국들은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 에 나서는 등 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에서 우체국을 운영하는 공기업인 도이체 포스트는 20일 주식의 일부(2억7천8백만주) 를 증시에 상장시켰다.

도이체 포스트는 상장에 앞서 주식공모를 실시, 66억유로(약 6조4천5백억원) 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지난 3년간 1백억유로(약 9조7천7백억원) 를 들여 물류 관련 기업을 30여개나 인수했으며, 이번에 조달한 자금도 대부분 사업 확장에 쓸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우체국도 지난 18개월 동안 유럽과 미국의 10여개 택배업체를 인수했으며, 덴마크 우체국도 호주 운송회사인 TNT를 사들이는 등 확장에 나서고 있다.

유엔기구인 만국우편연합의 토머스 리비 사무총장은 "우편 서비스에 경쟁이 도입됨에 따라 세계 우편 시장은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자상거래와 연결된 택배 시장은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고 지적했다.

택배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이체 포스트는 지난 9월 미국의 택배업체인 DHL을 인수했으며, 미국.프랑스 우체국은 미국의 페덱스와 제휴하기도 했다.

전자상거래와 관련, 일본 우정성은 이달 초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신용카드나 온라인 입금 등 다양한 결제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스위스.스웨덴 우체국은 아예 독자적인 인터넷 포털을 설립해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리비 총장은 "전자상거래가 발달할수록 우체국과 같이 결제와 배달을 보장해주는 공신력있는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이밖에 e-메일을 출력해 컴퓨터가 없는 곳 등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우체국은 지난 9월부터 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유럽 우체국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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