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한국골프 결산 - 국내대회 무명 대약진(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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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수 증가속에 무명들의 약진'

19일 익산오픈골프대회를 끝으로 마감된 새천년 첫 해의 국내 남녀골프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딛고 지난해의 20개 보다 7개나 많은 27개 대회가 전국의 그린에서 펼쳐진 가운데 무명의 골퍼들이 우승 대열에 대거 합류했다.

특히 뚜렷한 스타플레이어가 없이 퇴보를 걷는듯 하던 남자골프는 지난해 7개보다 무려 6개나 많은 13개 대회가 열림으로써 레슨으로 연명해야 했던 골퍼들의 의욕을 불태우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즌 막판 미국무대에서 돌아온 최경주(30.슈페리어)와 김미현(23.ⓝ016-한별)이 잇따라 정상에 오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골프의 한계가 드러남으로써 국내골퍼들이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값진 교훈도 얻었다.

먼저 남자골프에서는 강욱순(34.삼성전자)과 최광수(40.엘로드)의 상금 및 다승왕 경쟁이 시종 관심을 모았다.

최광수는 현대모터마스터스와 포카리스웨트오픈, 부경오픈을 차례로 정복하고 신한동해오픈에 출전, 사상 첫 4연승에 도전했지만 유재철(34)에게 우승컵을 넘기고 공동 2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반해 지난해 상금왕 강욱순은 시즌 초반 매경닥스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최광수의 선전에 숨죽이고 있다가 리딩투자증권오픈과 대경오픈을 잇따라 제패하며 최광수와 나란히 3승을 기록했고 상금랭킹에서도 2억6천840만원으로 최광수(2억2천885만원)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이 부문 2연패에 성공했다.

또 프로데뷔 8년차인 유재철이 신한동해오픈에서 생애 첫 승리를 신고했고 프로5년차인 김창민(30)도 시즌 최종전인 익산오픈에서 우승컵에 입을 맞춤으로써 기나긴 무명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여자골프에서는 4명의 골퍼들이 첫우승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정일미(28.한솔CSN)가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이중 주부골퍼 김형임(36)은 8월 열린 롯데백화점클래식에서 우승, 88년 프로데뷔후 감격의 첫승을 신고하더니 10월의 한빛증권클래식까지 석권함으로써 강수연(24.랭스필드), 김미현과 함께 다승 공동1위에 올라 최고의 해를 맞았다.

또 전해영(29)이 신세계오픈에서, 이선희(26)가 KLPGA선수권, 아마추어 신현주가 한솔레이디스오픈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첫승 신고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상금왕 정일미는 각종 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SK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고 비정규대회인 SBS최강전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등 상금 1억3천837만원을 획득,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하느라 바빴던 강수연(1억483만원)을 제치고 상금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강수연은 평균타수(72.00타)와 평균 버디수(3개), 라운드당 언더파율(52.17%)에서 1위에 올라 국내 정상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국내 여자골프는 미국에서 돌아온 김미현에게 시즌 막판의 현대증권오픈과 파라다이스오픈의 우승컵을 모두 내줌으로써 세계 무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남녀 2부리그인 ⓝ016투어와 미사일드림투어가 대회 개시 1-2년만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프로골프 무대를 겨냥하는 신인들에게 큰 희망을 던져줬다. (서울=연합뉴스) 장익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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