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열전] - 크리스챤 비에리 (Christian Vieri)

중앙일보

입력

생년월일 : 1973년 7월 12일
출생지 : 볼로냐, 이탈리아
신장 : 185 cm
체중 : 82 kg
포지션 : 포워드
소속팀 : 인터 밀란(Internazionale)

그가 돌아왔다.
그의 복귀는 비단 밀라노의 클럽 팬뿐만 아니라 온 이탈리아 축구 팬들에겐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가 없는 동안 소속팀 인터 밀란은 챔피언스 리그 32강 진출 탈락과 리그에서의 초반 부진으로 명장 마르첼로 리피(Marcello Lippi)를 경질 시켜야만 했으며, 그가 없는 이탈리아 대표팀은 유로 2000 결승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90분을 이기고도 결국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아주리 군단의 붙박이 스트라이커 크리스챤 비에리(Christian Vieri)는 3대째 축구 선수의 가업을 잇고 있는 이채로운 선수이기도 하다. 볼로냐 클럽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던 아버지 로베르토와 프랑스인인 어머니 나탈리 사이에서 태어난 비에리는 3살 때 부모의 손에 이끌려 호주로 이민을 떠났다.

이민 후 아버지 로베르토는 호주의 이탈리아계 세미 프로 클럽인 마르코니에서 선수로 활약을 했고 이어 팀의 코치를 맡기도 했는데 이런 아버지의 영향에 힘입어 어린 비에리는 축구와 인연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12살 때까지 그는 어느 팀에도 소속되어 활약하지 않았고 오히려 육상이나 수영, 크리켓 등에 보다 열중했다.

실제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스타는 이전 호주 크리켓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알란 보더(Allan Border)였고 ’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그와 유니폼을 교환할 정도로 크리켓에 대한 애정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던 1988년 여름, 방학동안 친구인 폴 오콘(Paul Okon, 현 프리미어 리그 미들스브로 소속)과 함께 할아버지를 방문키 위해 이탈리아를 찾은 비에리는 전직 골키퍼 출신이었던 할아버지의 강력한 권유에 이끌려 축구를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방학이 끝나 다시 호주로 돌아온 비에리는 선수생활에 대한 굳은 결심과 할아버지와 전 이탈리아 대표팀의 수퍼스타 파올로 로시(Paolo Rossi)의 도움으로 인해 부모를 설득하고 산타 루치아 클럽(Santa Lucia)에 입단키 위해 이탈리아로 돌아올 수 있었고 이것으로 열네 살 의 나이에 축구 선수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21세 이하 이탈리아 대표팀의 일원으로 94년 21세 이하 유럽선수권대회를 우승 시키기도 했던 그는 프라토(Prato), 토리노, 피사, 라벤나(Ravenna), 베네치아, 아탈란타 등 여러 클럽을 옮겨다니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그에게 도약의 전기가 마련된 것은 96/97 시즌이었다.
팀의 간판스타였던 비알리(Gianluca Vialli)를 첼시로 보낸 유벤투스가 대체할 선수로 그를 지목한 것이다. 유벤투스에서의 한시즌 동안 비에리는 팀의 리그 우승은 물론, 인터컨티넨탈 컵(도요타 컵), 유러피언 수퍼컵 우승에 일조하며 자신의 이름석자를 세계축구계에 널리 각인시켜놓는데 성공한다.

이어 97년 7월 스페인의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그는 97/98 시즌 24경기에 출장 24골을 득점하며 스페인 리그 득점왕에 등극한다. 하지만 이듬해 여름 안티치(Radomir Antic)에 이어 부임한 아리고 사키(Arrigo Sacchi) 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과의 불화로 또다시 한 시즌 만에 보따리를 싸고 이탈리아의 라치오로 복귀하게 된다.

5골로 득점 2위를 차지한 98 프랑스 월드컵과 98/99 시즌 세리에 A 최종 라운드에서 아쉽게 AC 밀란에 리그 타이틀을 내주고 말았지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마지막 컵위너스 컵 대회 우승과 1999년 이탈리아 리그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하면서 비에리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는 세계 최고의 몸값으로 또한번 입증될 수 있었는데 99년 여름 라치오로부터 인터 밀란으로 이적당시 기록한 5천만불이라는 당시 최고의 이적료가 이를 잘 말해준다. 당시 교황청은 이례적으로 비에리의 이적과 관련, 선수 영입에 기록적인 거액을 쏟아 붙는 스포츠계의 세태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99/00 시즌 인터 밀란 데뷔전인 베로나와의 경기에서의 해트트릭을 비롯, 시즌 13골로 팀내 최다 득점 선수에 오르는 활약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지난 시즌 중반 당한 부상으로 최근에야 비로소 다시 그라운드에 서게 된 비에리.

이제 그가 돌아온 만큼 곧 호나우도, 그리고 절친한 친구인 필리포 인자기와 함께 각각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상대의 골 네트를 흔드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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