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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1g = 190만원' 운석에 '인생역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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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베를린에 운석(隕石) 찾기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초 베를린 남동쪽 하늘에서 약 5초간 유성(流星)이 번쩍이다 사라진 뒤부터다. 흔히 별똥별로 불리는 유성이란 우주의 돌덩이가 지구로 끌려들어오면서 공기와의 마찰로 타면서 빛을 내는 것을 말한다. 다 타버리지 않고 떨어진 돌조각이 운석이다. 그런데 이게 금싸라기보다 비싸다는 게 알려지자 베를린 시민들이 너도나도 찾으러 나섰다.

일간 베를리너 차이퉁(BZ)에 따르면 운석 부스러기 g당 값어치는 무려 1400유로(약 190만원). 1kg짜리 운석 조각을 발견하면 140만 유로(약 19억원)를 횡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운석을 발견해 떼돈을 번 슈테판 그라우(32)라는 젊은이의 성공담은 운석 찾기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대학생이던 그라우는 운석을 판 돈으로 큰 부동산을 장만했으며 이제는 학업을 포기한 채 운석 찾기를 직업으로 삼고 있다.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 베를린의 고속도로 교차 지점인 슈프레라우 인근 지역은 요즘 보물 찾기에 나선 인파로 붐빈다. 이들은 지도.금속탐지기.돋보기 등을 갖추고 눈을 부릅뜨고 다닌다. 독일 항공우주센터(DLR)의 디터 하인라인 연구원은 "운석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진짜 운석 주변에는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문의가 빗발치자 DLR 측은 '운석의 특징은 무엇인가'란 정보를 내놓기도 했다. 하인라인 연구원은 "자성(磁性)을 띠며 색깔이 거무튀튀하고 돌 표면이 반질반질 윤이 난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운석은 자연사박물관의 감정을 거쳐야 진짜로 인정받는다. 남의 땅에 떨어진 운석을 발견했을 때는 발견자와 땅주인이 감정가의 50%씩 나눠 갖게 된다고 한다.

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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