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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태 보니 원전 곤란” 40% … “방사선 쬔 식품 안 먹겠다” 5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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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국민 10명 중 4명꼴로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때문에 ‘원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10명 중 2.6명꼴이었다.

 지난달 11일로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가 난 지 1주년이 됐다. 이를 계기로 2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 성인 27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사선의 대국민 인식도 조사’에서다. 이렇게 생각을 바꾼 층은 직업별로는 농업과 자영업(47.4%)·전업주부(65.3%)의 비율이 높았다.

 조사 대상은 방사선에 대해 ‘X선이 방사선의 일종’ ‘자연 방사선을 일상에서 쬔다’ 등 대부분 일반적인 상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100점 만점에 69.5점으로 지식 수준은 높지 않았다.

 방사선이 유용하게 쓰인다고 보는 응답은 의료(81.7%)와 농업(58.7%)·산업(68.9%)으로 높았다. 그러나 ‘자신의 질병 치료에 적용하겠다’는 58.2%로 수용 의사가 낮아졌다. 방사선 조사 식품을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찬성이 15.6%인 반면 반대가 58.6%나 됐다. 이는 객관적으로는 방사선의 편익이 있지만 자신이 수용하기는 싫은 경우가 많은 것이다.

 원자력 발전 관련 정부의 방사선 관리 정도를 묻는 문항에는 ‘잘하고 있다’와 ‘잘 못하고 있다’의 응답 비율이 각각 26.0%, 26.2%로 비슷했고, 나머지 47.3%는 보통 수준으로 보고 있었다. 또 ‘방사선 관리는 정부가 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79.6%로 정부의 역할을 중요하게 봤다. 그렇지만 방사선 관련 사고 발생 때 정부의 대응 체제에 대해서는 41.2%가 ‘잘 갖추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고, ‘잘 갖추고 있다’는 응답은 17.6%에 불과했다.

 이 같은 인식은 정부와 언론의 방사선 관련 발표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을 나타나고 있다. ‘방사선 관련 정부·언론의 발표를 각각 믿을 만한가’라는 문항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10.4%, 14.1%로 낮았다. 반면 ‘그렇지 않다’가 각각 41%, 33.9%로 나타났다.

 방사선에 대한 정보는 얻는 창구는 인터넷(46.2%), 방송(42.3%), 종이 신문(22.1%), 아는 사람(15.2%) 순이었다. 소셜미디어(SNS)는 10.5%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주로 정보를 얻으면서도 25.6%가 그 정보들을 믿을 만하지 않다고 봤다. SNS 정보는 더 심해 38.7%가 믿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결과는 정부와 언론, 정보를 얻는 창구 등 총체적으로 신뢰가 아주 낮은 사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방사선에 대해서는 막연한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은 일정 수준이 넘지 않거나 자연 상태에서 일반적으로 쬐는 수준은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도 그 양에 상관없이 공포를 느끼는 응답자의 비율이 높았다. 특히 방사선을 쪼이면 양에 상관없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위험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66.1%나 됐고, 여성(69.2%)이 남성(63.9%)보다 약간 높았다.

 이번 설문 조사는 한국과학기자협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한국동위원소협회·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공동으로 했으며, 교육과학기술부·원자력안전위원회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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