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 "액면분할주 매입 신중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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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가들은 현재 주식시장 침체로 주식분할이 감소함에 따라 선택의 폭이 다소 좁아졌다고 경제전문통신 다우존스가 16일 보도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액면분할 관련 전문사이트인 스톡스플리츠닷넷(StockSplits.net)은 올해 액면분할을 실시한 기업이 446개사로 작년의 455개사에 비해 소폭 줄었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 편집자인 존 존슨은 올해 액면분할이 주로 상반기에 집중됐으며 하반기에는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식분할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기업들이 꼭 뭘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들의 주식은 싸지 않으며 단지 시장 분위기에 과잉반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주가 수준으로 보아 액면분할이 기대되는 기업들이 신경 과민증을 보이는 시장분위기를 반영,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가 221달러 수준인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스 시스템스, 177.50달러인 주니퍼 네트웍스 등은 아예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하지도 않았고 델 컴퓨터처럼 주기적으로 액면분할을 발표했던 기업들도 주가가 적합한 수준까지 오르지 않아 액면분할을 꺼리고 있다.

과거 5년간 매년 여름 액면분할을 발표했던 델 컴퓨터는 올 여름에는 액면분할 없이 넘어갔다. 현재 이 회사 주가는 25달러선이다.

반대로 한번도 주가가 세자리 수로 오르지 못했던 기업들이 액면분할을 추진, 투자가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주가가 20달러선인 이노데이터 코프와 13.50달러선인 사우스웨스트 워터는 최근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상담 뉴스레터인 뉴스픽스 편집자 봅 리니어는 "투자가들은 어느 기업이 액면분할을 실시하고, 왜 하는 지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면서 "최근 발표된 액면분할 계획중 적어도 20건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액면분할을 발표한 회사에 대한 투자를 즐기는 투자가들은 해당 기업 경영진이 주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 확신하지 않으면 액면분할을 꺼린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라이스 대학 교수들의 연구에 따르면 액면분할을 발표한 기업들은 당해연도 실적이 동종업계보다 9%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에스 트러스트 포트폴리오 책임자인 데이비드 틸슨은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이 자본금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주식만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지만 액면분할 발표가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주식이 다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지 않으면 액면분할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액면분할 주식에 대한 뉴스레터 투 포 원 편집장인 닐 맥닐은 액면분할을 발표한 주식을 집중매수하는 방식으로 연간 17%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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