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한인, 이웃집 강도 추격하다 피살

미주중앙

입력

26일 샌버나디노 카운티 소방국 대원, 응급요원들이 강도들의 총격으로 쓰러진 이인호씨를 앰뷸런스로 옮기고 있다. [데일리 프레스 제공]

이웃 상점을 털고 달아나는 강도를 추격하던 50대 한인이 총격을 당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26일 오후 3시40분쯤 빅토빌의 라파즈 드라이브와 7가 인근 인도어 스왑밋에 입점해 있는 한인 운영 보석상에 4인조 무장강도가 침입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강도들은 보석상에 들어오자 마자 고객과 직원들을 위협한 뒤 권총으로 진열장을 부수고 액수 미상의 보석들을 훔쳐 달아났다.

보석상 인근에서 공구 및 문구숍을 운영해온 이인호(58)씨는 달아나는 강도들을 뒤쫓았다. 이 때 한 명의 강도가 넘어지자 공범들이 총격을 가했다. 한 발을 맞고 쓰러졌던 이씨는 다시 일어나 이들을 추격하려 했으나 다시 2발의 총격을 받고 재차 쓰러졌다.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앰뷸런스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31분쯤 사망했다.

5년 전 빅토빌로 이주한 이씨는 서울에서 경찰로 명예퇴직한 뒤 이민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왑밋 내 한 업주는 "아마 예전에 경찰이었기 때문에 강도들을 추격하지 않았겠느냐"며 안타까워 했다. 수사 당국은 28일 캄튼에서 용의자들이 타고 도망간 흰색 체로키 지프를 발견했으며 인근에서 2명을 체포하고 공범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이번 사건을 포함 한인 운영 보석상의 피해 사례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한인타운 한복판인 윌셔갤러리아 내 보석상에 3인조 무장강도가 침입해 5분만에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과정에서 한인 경비원을 밀쳐 쓰러뜨려 중상을 입힌 바 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포모나의 한인 스왑밋이 무장강도에 의해 수만달러의 보석을 강탈당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코로나와 한인타운의 보석상에서도 강도들이 침입해 10여만달러 상당의 명품시계와 보석을 훔쳐 달아난 적이 있다.

LA시의회가 윌셔갤러리아 보석상 강도 검거를 위해 5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지만 다른 한인 보석상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범인은 아직까지도 잡히지 않고 있다.

올릭픽 경찰서 루이스 카렌자 서전트는 "강도들은 대개 순찰이 느슨한 시간대를 골라 범행을 저지른다"며 "강도가 침입하면 저항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며 CCTV를 비롯해 증거물들을 확보해 놓아야 범인 검거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백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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